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를 일주일 만에 살해한 부모가 담당 의사와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청주 모 산부인과 의사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주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A씨는 지난달 1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 산후조리원에서 자신의 환자였던 30대 산모 B씨 부부와 함께 태어난 지 일주일된 아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이의 부모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한 결과 이들 부부와 A씨가 나눈 대화가 녹음된 파일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 파일에서 A씨가 이들 부부에게 범행장소와 범행 이후에 관해 공모한 내용을 확인, 공모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
B씨 부부는 경찰에서 의사 A씨와의 공모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조사에서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파일에 담긴 녹음 내용을 들어보면 이들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산후조리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이는 침대에 엎드린 채 호흡이 멈춘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아이 사인을 질식사로 판단했다.
과실치사로 보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한쪽 팔에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점, 아이가 몸을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을 의심해 이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했다.
결국 친모인 B 씨는 살인혐의가 적용돼 지난 25일 구속됐다. 다만, 검찰은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친부에 대한 영장은 돌려보냈다.
의사 A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