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페인트를 미국산 페인트로 속여 주한미군 부대에 납품하고 대금으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 6억원을 챙긴 주한미군 부대 근로자 등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박철)는 2일 사기 혐의로 주한미군 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 60대 남성 A씨를 구속 기소하고 주한미군 근로자 출신인 납품업자 70대 남성 B씨와 40대 남성 C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대구 지역 주한미군 부대에 저가 페인트를 미국산 정품 군용 페인트로 꾸며 납품한 뒤 국방부로부터 한·미 방위비 분담금 6억원을 대금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주한미군 부대 내 미국인 담당자들이 한국 납품업자를 상대하는 업무의 경우 부대 내 한국인 근로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처리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A씨는 B씨 등에게서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형 페인트를 받아놓고도 미군 담당자에게 정상적으로 제품이 납품됐다고 허위 보고했다.
A씨의 말을 믿은 미군 담당자들이 납품확인서를 국방부로 보냈고, 국방부가 납품확인서 검토 후 2년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6억원을 대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 육군 범죄수사국(CID)이 “잘못된 군용 페인트가 납품됐다”며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당한 방법으로 국민 세금을 가로채는 구조적 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