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는 한국 국적기로는 11년 만에 일어난 대규모 참사다. 현재 소방당국은 탑승자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착륙 도중 활주로와 맞닿은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동체는 두 동강 났고 불길이 치솟으며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보잉 737-800(B738) 기종으로 2009년 제작됐다. 안에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태국인 2명을 뺀 전원이 한국인이다. 현재까지 124명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당국은 동체 파손 상태 등을 봤을 때 실종 상태인 나머지 인원도 모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조된 승무원 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번 참사는 한국 국적기로는 11년 만에 발생한 사고다. 가장 최근 사고는 인천공항을 떠나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항공기(OZ214편)가 한국시각 기준 2013년 7월 7일 오전 3시27분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한 사고다. 당시 승객 3명이 숨지고 174명이 다쳤다. 기체 추락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으나 결국 조종사 과실이 주된 원인으로 결론 난 사례다.
전남권에서는 31년 전인 1993년 아시아나항공 OZ733편 여객기가 목포공항에 착륙하려다 해남 야산에 추락한 사고가 가장 최근이다. 이땐 승객과 승무원 68명이 숨졌고 48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참사는 1983년 구소련 캄차카 근해에서 대한항공 007편이 격추당해 탑승객 269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다. 이어 두 번째로 피해 규모가 컸던 건 1997년 8월 대한항공 801편이 미국 괌 공항에 착륙하려다 인근 밀림 지대에 추락해 228명이 숨지고 26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다.
그에 앞서 1987년 대한항공 858편 여객기가 인도양 버마 상공에서 폭탄 테러로 추락해 115명이 목숨을 잃었던 일명 ‘KAL기 폭파 사건’도 있었다.
한편 이번 사고는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의 첫 대형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설립돼 국내 LCC 선두 주자로 평가받던 제주항공은 이날 전까지 인명피해가 난 대형 사고를 겪은 바 없었다. 2007년 79명을 태운 제주발 부산행 항공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한 적 있었지만 모두 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