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이 7일 오후 7시 11분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친윤 세력과 반윤 세력의 싸움터로 전락했다. 이날 오후 10시 10분 현재 한남동 관저 앞에는 1000명(경찰 추산)의 시위대가 모여있는데, 참가자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원의 체포영장 재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한남동 공관 입구 앞에 모여 있던 친윤 시위대는 각자 전화를 돌리며 “오고들 있느냐” “빨리 한남동으로 오라” 등의 통화를 했다. 한편 같은 시간 반윤 시위대에선 스피커를 설치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노래를 틀었다.
이에 친윤 시위대는 반윤 시위대를 향해 몰려 갔다. 그러자 반윤 측에선 “쟤네 얼마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겠느냐”고 했고, 친윤 측은 “나이도 어린 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 56분쯤 친윤 측에서 경찰에게 “반윤 시위대가 자꾸 우리 쪽으로 오지 말게 막아 달라”고 항의했고, 반윤 측은 “꺼져라. 가만히 있는 데 시비를 먼저 건 너희들 잘못”이라고 했다. 친윤 측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싫으면 북한으로 가라”고 응수했다. 경찰은 “각자 할 일을 해달라”며 중재에 나섰다.
경찰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양 진영 간의 말싸움이 끊이질 않자 경찰은 철거했던 바리케이드를 다시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해 양 진영을 둘로 갈라 놓았다.
친윤 측 일부가 한남초등학교 앞 차도를 개인 차량으로 점검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차도가 아닌 인도 위로 올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오후 9시 27분쯤 복서 홍수환(75)씨가 친윤 집회 단상에 올라 연설을 했다. 홍씨는 “내가 과거 경기에서 이겼던 것은 태극기 덕분”이라며 “태극기로 윤 대통령을 지키자. 다시는 지지 않는 나라로 태어나자”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를 하던 친윤 세력도 점점 관저 앞으로 몰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서 약 2000여 명이 한남동으로 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반면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체포·파면 촉구 집회 측에선 체포 영장 재발부 소식에 환호성이 나왔다. 이들은 “내일부터는 준비되는대로 한 번에 들어내서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