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10시 33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체포됐다. 윤 대통령은 경호 차량에 탑승한 뒤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정부청사로 향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일제히 전해지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있던 친윤 시위대는 통곡을 하거나 분노했고, 반윤 시위대는 “체포를 축하한다”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10시 49분쯤, 친윤 시위대는 경찰이 한남동 공관촌 앞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밀자 이를 지키던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한 여성은 “너희들이 감히 대한민국 최고의 외교 대통령을 끌어내렸다”며 항의했다. 이들은 공수처로 가야 할 지, 아니면 관저 앞에서 있어야 할 지를 두고 서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공수처로 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지지자들은 “대통령 차를 따라가자”며 도로 위로 올라가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편 반윤 시위대는 연신 ‘체포해’를 외치다가,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축하합니다’ 노래를 틀고 환호했다. 한 시위대는 “이제 김건희 남았다” “윤석열 파면까지 가자”며 함성을 질렀다. 이를 지켜본 친윤 시위대는 반윤 측을 향해 “빨갱이X들” “나라 팔아먹은 X들”이라고 외쳤고, 이들은 “너넨 쪽바리” “대통령 찾아 꺼X라”고 응수했다.
오전 10시 53분쯤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석동현 변호사가 무대로 올라, “대통령께서 경찰 진입 과정 중 시민이 다쳤다는 보고를 보고 공수처로 자진 출석하기로 판단하신 것 같다”며 “며칠 째 날밤을 새며 대통령을 지켜주신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린다. 우리는 결코 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윤 시위대는 이에 환호했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쯤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로 향하기 전 촬영한 영상이 재생됐다. 윤 대통령이 “경찰이 경호 보안구역을 소방 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는 말이 나오자 한 여성은 주저 앉아 오열했다. 이들은 손수건이나 소매로 눈물을 훔쳤고, 한 지지자는 “대통령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이후 친윤 시위대는 마치 갈 길을 잃은 것처럼 한남동을 서성였다. 이들은 “지하철을 타고 과천으로 가자”며 손에 들고 있던 태극기와 성조기를 가방에 넣은 채 자리를 떴다. 한 지지자는 “오후 2시까지 공수처로 가자. 공수처 앞에서 열심히 소리 지르면 조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한남동 공관촌 앞에 있던 친윤 시위대 집회 현장도 정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