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는 국회입법조사처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에 아이를 낳은 부모 중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대상자는 총 31만9100여 명이었지만, 이 중 실제 육아휴직을 쓴 사람은 21.6%(6만8800여 명)에 그쳤다. 분석 결과 육아휴직 정보가 공개된 OECD 19국 중 우리나라가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출생아 100명당 여성은 21.4명, 남성은 1.3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OECD 19국 평균은 여성 118.2명, 남성 43.4명이었다. 아이 1명에 대해 육아휴직을 여러 차례 나눠 쓴 것도 중복 포함된 수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육아휴직 제도 활용이 낮은 것은 현행법상 사업주 제재 규정의 실효성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행 남성고용평등법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육아휴직 후 복귀한 근로자에게 같은 수준의 업무나 임금을 주지 않아도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그러나 현장에선 근로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국가인권위원회의 2018년 조사에서 육아휴직 사용에 따라 차별을 받았을 때 응답자의 57.8%는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다.

프랑스·아일랜드·노르웨이·스웨덴 등은 육아휴직 사용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해고를 했을 때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해외 선진국처럼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유로 회사가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면 손해배상을 의무화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