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김천사옥 전경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11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 노조는 지난 1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찬성률 90%로 상급 단체인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탈퇴를 결정했다. 조합원 1451명 중 1242명이 투표했고, 이 중 1114명(투표자 중 90%)이 탈퇴에 찬성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력발전소 설계와 기술 지원 등을 하는 에너지 전문 회사다. 한국 표준 원전과 차세대 원전 등의 설계 기술을 가지고 있다. 원전 기술 회사인 만큼 노조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 회사 노조는 탈원전 반대 집회를 여러 차례 열었고,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도 요구했다.

반면 민노총은 탈원전 정책을 옹호해왔다. 그러자 한국전력기술 노조 조합원 사이에선 “탈원전으로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민노총이 상급 단체 역할을 안 하고 오히려 탈원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였다고 한다. 민노총의 이념 성향과 정치 투쟁 일변도도 반감을 키웠다. 이 회사 노조는 작년 하반기부터 민노총 탈퇴를 논의했고 지난 3월 정기 대의원 대회에서 조합원 총회의 투표로 탈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었다.

한국전력기술 노조가 향후 어떤 상급 단체에 가입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노동계에선 한국노총 내 새로 만들어진 ‘전력 연맹’에 가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전 전력노조·한전KPS·한전KDN 등은 올해 초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 전국공공사업노조연맹(공공노련)을 탈퇴해 전력 연맹을 구성하고 있다. 이 노조들도 ‘공공노련이 탈원전 정책의 방파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공노련을 탈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