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음주·마약 상태에서 도로를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60대 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을 엄벌해달라는 청원을 피해자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9일 ‘음주 마약 역주행 사고로 참변을 당하여 돌아가신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31일 오후 기준 92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조금이나마 벌고 오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면서 나간 모습이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의사는 아빠가 사고 당시 간 옆에 동맥이 찢어지면서 출혈이 워낙 많이 있었고, 그로 인해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뇌 손상이 많이 돼 깨어난다 해도 반신불수 아니면 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며 “그래도 살아만 계실 수 있으면 그거라도 괜찮다고 가족들끼리 서로 아빠를 위해 기도했다”고 썼다.

청원인의 부친은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뇌사라는 것은 사실상 사망과 다름없다. 연명치료 끝에 병원에 오신지 60시간도 채 안 되어 숨을 거두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돌아가시고 슬퍼할 새도 없이 장례식장이 아닌 영등포경찰서로 피해자 유가족 진술을 하러 가야 했다”며 “경찰에서 듣기로는 가해자와 동승자 모두 89년생으로 음주에 마약까지 한 상태로 역주행을 했다”고 썼다.

청원인은 “아빠의 마지막 얼굴에서 눈을 못 감으신 채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모습이 지금까지도 선명하다”며 “삶의 의지가 강한 사람의 인생과 가족에게는 남편이자 아빠의 존재를 하루아침에 앗아간 사람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청원인이 언급한 사고는 지난 19일 오전 4시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부간선도로 안양 방향에서 발생했다. 역주행하던 아반떼가 택시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아반떼 운전자 A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운전자와 동승자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