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시민청이 어린이날을 맞아 연 온라인 캠페인 '0린이날' 포스터. /서울문화재단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다음 달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연 온라인 캠페인 ‘O린이 날·☆린이 날·△린이 날’이 하루 만에 종료됐다. “어린이를 무시하는 ‘O린이’ 표현을 쓰지 말라”는 네티즌들의 항의 때문이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23일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첫 도전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O린이’ 인증 사진을 올려달라”며 어린이날 온라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O린이’는 ‘주린이(주식+어린이)’ ‘헬린이(헬스+어린이)’ ‘요린이(요리+어린이)’ 등 어떤 분야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를 부르는 신조어다. 주최 측은 “첫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는 모두 어린이다. 어린이가 따뜻한 관심 속에서 자랄 수 있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O린이'는 어린이는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는 의미가 담긴 표현”이라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O린이’라는 아동 혐오 표현을 어린이날 캠페인에 쓰고 있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비판 글은 1300회 넘게 공유됐다.

결국 재단 측은 이벤트 시작 하루 만인 24일, 당초 다음 달 중순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캠페인을 조기 종료했다. 재단 관계자는 “‘O린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로 유통되는 줄 전혀 몰랐다”면서 “어린이날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이벤트를 일단 종료했고, 어린이날 본뜻에 맞게 사업을 다시 기획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