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숫자가 700명을 넘어선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클럽 입구에 자체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장련성 기자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2.5배 정도 되는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중인 가운데 전북 남원시 한 식당에서 확진자와 5m 떨어진 거리에서 식사를 했다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왔다.

5일 전북도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남원시청 직원 A씨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청 측은 공무원 1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30일 남원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때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일행은 아니었고 5m 가량 떨어진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10여분 정도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밀폐된 식당 안에서 에어컨 바람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밀폐된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사이에 에어컨 바람을 타고 확진자에게서 떨어져 있던 A씨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앞선 확진자가 델타 변이로 확인되면서 A씨도 델타 변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남원시 공무원의 경우 음식점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냉방기 가동이 시작되면서 쉽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러 정황을 살폈을 때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추정돼 질병관리청에 판단을 의뢰한 상태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달 21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변이 유형에 따라 환경 중에서 조금 더 오래 생존해 있거나 더 머물 가능성과 관련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어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더 멀리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변이 유형과 상관없이 밀폐된 환경에서 장시간 머문 상황에서 환기가 잘 되지 않을 때 비말 전파 거리보다 더 먼 거리로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거리가 1m 이상 떨어져 있었고, 비말 입자가 크면 그만큼 멀리 날아가지 않지만, 입자가 작을 경우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고, 에어컨 바람이 이를 밀어보내면서 이들 사이에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에어컨 감염 사례는 지난해 여름 국내에서도 수차례 보고됐다. 당국은 여름철을 맞아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 가동시 자주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