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는 일본 초등학생들(위)과 광화문 광장에서 반일 노래를 합창하는 한국 청소년들의 모습(아래)을 비교한 글이 게시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도쿄올림픽 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일본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한국 학생들이 반일(反日)노래를 합창하던 장면을 재조명해 비교하는 글도 올라왔다.

해당 장면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뉴질랜드의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서 나왔다. 1000여명의 일본 초등학생들이 관중석에 앉아 한국 대표팀을 응원했다. 경기 내내 태극기가 그려진 부채를 흔들었고 손뼉 치며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은 2002년 제주도 서귀포시와 자매결연을 한 가시마시 지역 초등학교 재학생들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무관중 대회가 확정된 상황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무리가 등장하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특히 2019년 8월 광화문에서 초·중학생들로 꾸려진 ‘통일선봉대’가 반일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을 나란히 둔 뒤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한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당시 통일선봉대는 유명 동요 멜로디에 “친일파 자한당” “토착왜구” “남북이 함께 힘을 모아서” “일본의 침략 맞서 싸우면 우리가 이긴다” 등의 가사를 얹어 불렀다. 행사는 진보 단체 연합체인 민중공동행동이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사람들 중 한국에 좋은 감정 갖는 사람들도 많은데 (정치권이) 서로 감정만 상하게 만든다” “우리도 일본에게 어느 정도 매너를 지키며 상대해야 한다” “두 영상 모두 양국 어른들이 애들한테 시킨 것인데 정반대 상황이다” 등 반일을 선동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지적하는 의견을 내놨다.

한 네티즌은 “어른으로서 평화를 가르치는 것이 옳다”면서 “그런데 한국에선 아이들한테 증오를 가르친다. 그게 올바른 민주 시민을 만드는 것이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 초등학생들의 이번 응원이 개최국으로서 의례적으로 하는 행동이란 주장도 있었다. 이들은 “한국도 국제 경기를 열면 학생들 동원해 응원단 꾸린다, 순수한 호의라고 착각하지 말라” “순수한 마음보단 자매결연을 한 곳이라서 응원한 것이다” “아이들을 이용한 보여주기다” “가해국과 피해국을 동일하게 비교해선 안 된다” 등의 의견도 냈다.

초등학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응원하는 모습에 “안쓰럽고 고맙다” “귀엽다” “꼬마들이 고생이 많다, 저 아이들의 시대에는 한국과 일본이 부디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함께 승승장구하길” 등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다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