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장관의 모친인 박정숙 학교법인 웅동학원 이사장이 조 전 장관을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에 빗댄 편지글이 공개됐다.

김인국 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는 조 전 장관 모친이 지난 20일 자신에게 보내왔다는 편지글 일부를 발췌해 페이스북에 26일 공개했다. 그는 편지 내용을 소개하며 “일단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혼자 조용히 읽어주시면 뜻이 더욱 간절하게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뉴시스

이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신부님께’라고 시작하는 글에서 “아드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괴로워하시던 성모님의 마음. 지금 제가 2년 넘도록 그 마음을 체험하며 주님의 은총과 자비를 기도드리며 견디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어미로서, 가족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검찰개혁을 포기하지 말라고 아들에게 말했다”며 “이 고통의 긴 터널을 언제쯤 빠져 나올지 모르지만 이 시대의 법학자로서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깨어있는 교우들과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의 기도의 힘으로 언젠가는 밝은 날이 돌아오리라 믿는다. 감사합니다. 아멘!”이라고 적었다.

김 전 대표는 “위 편지는 짐작하신 대로 조국 장관의 모친께서 쓰신 글”이라며 “(박 이사장은) 고교 시절 세례를 받은 이래 매일 성당을 찾는 신앙인”이라고 했다. 이어 “읽고 또 읽으며 생각했다.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면 우리는 끝까지 가야 한다고”라며 “읽는 분들마다 뜨거운 기운이 샘솟기를 빌며 편지의 주인께 마음으로 허락을 구하고 이 자리에 올린다. 다시 촛불!”이라고 적었다.이 게시물은 올라온 지 1시간 만에 300회 이상 공유됐다.

친조국 성향 인사들 사이에선 조 전 장관을 ‘예수’에 빗댄 적이 과거에도 있었다. 황교익씨는 작년 12월 24일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판결 뒤 “골고다 언덕 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 가시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다”며 “검찰 개혁 않겠다 했으면, 법무장관 않겠다고 했으면 걷지 않았을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의 길이다. 예수가 함께 걷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박 이사장은 2010년 3월부터 웅동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러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가 터진 뒤에는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며 이사직에서 물러나 재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후 최근까지 총 13차례 열린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에선 박 이사장 거취나 사회 환원 관련 논의가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