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툰 '독립일기' 최신화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

‘술’이라는 단위를 놓고 문해력 저하가 지적됐다. 일각에서는 개인 문해력이 아닌 모르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는 주장을 내놨다.

4일 네이버웹툰 ‘독립일기’ 최신화에 주인공이 입맛이 변했다며 “전어회 초장 찍어 오독오독 씹어먹고 매운탕 한술 캬~”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한 네티즌은 “(앞서 나온 회차를 보면) 술 마셔서 내기에서 지는 거 아니에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매운탕 한술’의 술이라는 단어를 단위가 아닌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로 보고 ‘매운탕과 함께 마신 술’ 또는 ‘매운탕과 술’ 등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댓글을 놓고 네티즌들은 “매운탕을 한수저 뜬다는 뜻이다”, “여기서 술은 한술 더 뜨다에 쓰이는 단어”, “요즘 문해력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 “댓글을 보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 등 의견을 남겼다. 4일 오전 현재 착각한 댓글은 삭제된 상태다.

일부 네티즌은 “문해력이 나쁜 것이 아니라, 문해력이 좋지 않은 사람도 드러나는 곳이 인터넷이라서 그렇다”라고 했다. 반면 작년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불거진 ‘사흘’ 논란을 들어 “성인 학생 가릴 것 없이 문해력이 처참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사흘을 ‘3일’이 아닌 ‘4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아 인기 검색어에 올랐고, 관계기관에 문의가 빗발쳤다.

◆ “무식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더 문제”

개인의 문해력보다 태도나 사회 분위기가 더 문제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단어를 모를 수도 있다. 사람은 배우면 된다”라며 “문제는 뜻을 말해주면, 말해준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태도”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많이 아는 것을 샌님처럼 여기고, 모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만연하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년 사흘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소셜미디어에는 “왜 이해하기 어려운 사흘을 쓰냐, 3일이라고 써라”, “꼭 알아야 하는 단어도 아니다”, “모를 수도 있는데 왜 무식하다고 하나” 등의 게시물이 다수 쏟아졌다.

지난달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의 일부. /블라인드

지난달 26일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카페를 찾은 한 손님이 ‘디카페인 없는 음료를 달라’라고 요청한 사연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손님은 디카페인을 카페인의 한 종류라고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디카페인 없는 녹차 같은 거 달라”라며 재차 묻는 카페 직원인 작성자에게 오히려 화냈다. 작성자는 갈등을 피하고자 손님의 질문을 정정하지 않았다.

사연을 본 네티즌들은 “디카페인 뜻을 알려줬으면 화냈을 것이다”, “적당히 넘어간 작성자가 잘했다”, “요즘 세상이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하길 바라더라”, “모르는 게 더 편한 사회”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