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하는 모습. /뉴시스

평소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던 40대 남편이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나흘 만에 쓰러져 사망했다는 아내의 호소가 등장했다. 남편이 떠난 뒤 어떠한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도 없었다며 억울해하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30일 ‘모더나 백신 접종 나흘 만에 세상을 떠난 제 남편. 제발 도와주세요. 너무 막막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에서 생후 29개월 딸을 키우고 있다는 40대 주부 A씨는 “남편과 늦은 나이에 결혼해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는데 그 행복이 너무나도 허망하게 끝나버렸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남편 B(45)씨는 지난 10월 19일 제주 시내 한 병원에서 모더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이튿날 몸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출근했고 퇴근 후 온몸이 뻐근하고 찌릿한 통증을 느꼈다. A씨는 “마음처럼 집에서 쉬라고 말할 수 없었다. 제가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타이레놀을 챙겨주는 것뿐이었다”며 자책했다.

B씨가 쓰러진 건 백신 접종 나흘째 되던 날이다. A씨는 “남편은 외근을 나갔고 운전 도중 갑작스러운 심장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다”며 “대형 병원으로 옮겨진 남편은 의식을 찾았고 당장 수술해야 한다는 의사 말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끝내 그곳에서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가 지난달 30일 올린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이어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건장한 체격의 남편은 평소 기저질환 없던 건강한 40대 남성이었다. 그런데 백신 접종 나흘 만에 심근경색이라니, 이럴 수 있는 거냐”며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헐레벌떡 병원으로 달려간 저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었다. 울고불고 소리쳤지만 영영 남편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의 사망 이후 질병관리청 조사가 흐지부지됐고 어떠한 후속 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뉴스를 보면 백신 맞고 사망했다는 기사가 이어진다. 정부는 남편을 그냥 그중 한 명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것”이라며 “누구보다 건강하고 성실했던 사람의 죽음과 파탄 나버린 가정. 정부의 말처럼 정말 백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딸에게 소고기 한 번 더 먹이려 백신 맞고도 일하러 나간 남편. 구멍 난 양말 신으면서도 괜찮다고 출근한 그 날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며 “시간을 되돌려 백신을 맞지 말라고 하고 싶다. 제 귓가에는 매일같이 ‘아기 자? 일 다녀올게 쉬고 있어’라는 소리만 맴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