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에서 중학생 10여명이 초등학생 6학년을 집단폭행한 사건 관련 피해 학생 어머니가 올린 청와대 청원./청와대 홈페이지

경기도 파주의 한 놀이터에서 중학생 10여 명이 초등학교 6학년 1명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학생 부모는 “가슴이 미어진다”며 가해 학생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파주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어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7일 오후 6시쯤 집 근처 놀이터에서 자신의 딸 A양이 중학생 11여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사건 당일)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아 방으로 들어갔더니 아이 옷이 피범벅 상태였다”며 “옷에 피가 왜 묻었냐고 묻자 친구들이 다퉜는데 코피가 묻었다고 했다”고 사건 당일을 떠올렸다.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청원인은 A양에게 마스크를 내려 보라고 했다. 마스크를 내린 A양의 얼굴은 처참했다. 그는 “코와 입이 피로 잔뜩 묻어 있었고 코는 많이 부어 있었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에게 ‘엄마에게 말해줄 수 있겠니?’ 물었더니 “집으로 오늘 길에 언니 오빠가 때렸다더라”고 했다.

청원인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권유로 A양을 데리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A양이 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6월에도 A양은 이번 가해 학생들 중 일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당시 A양은 남학생 두 명이 공유킥보드를 타는 모습을 보고 친구에게 “저거 타면 안 되는 건데. 미쳤네! 미친X들이네”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두 남학생은 A양의 무릎을 꿇게 하고 머리를 때리며 사과를 시켰다고 청원인은 밝혔다.

이후 약 6개월이 흐른 12월7일 오후 6시쯤 귀가하는 A양을 본 남학생들은 A양을 불러 세워 놀이터로 데려갔다. 놀이터엔 10여명의 학생들이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얘가 맞아?” “맞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학생들은 A양의 옷을 벗기려고 했고, A양 얼굴에 담배 연기를 뿜고 옷에 침을 뱉었으며 머리를 잡아당기기도 했다. 또 A양의 양팔을 붙잡고 뺨을 때리고, 주먹으로 펀치를 날리듯 얼굴을 가격했다. 이에 A양이 뒤로 쓰러지자 학생들은 A양의 머리를 발로 찼다.

피를 많이 흘린 A양은 울면서 “엄마에게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학생들은 들어주지 않았다. 학생들은 A양에게 인근 상가에서 피를 닦고 오도록 했고, “집에 가서 엄마한테 넘어졌다고 해라”고 말한 뒤 A양을 돌려보냈다.

청원인은 “상가 화장실 가는 곳곳에 뿌려져 있던 아이 핏자국에 가슴이 녹아내렸다”며 “말라버린 피 묻은 마스크와 맞았던 자리의 핏자국을 보며 어떻게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의 행동일 수 있을까 부모로서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이어 “촉법소년인 걸 알고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집단폭행을 가한 아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다면 또 다시 피해 학생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런 극악무도한 폭행이 우리 아이에게서 끝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걱정할까봐 방에서 불도 못 켜고 있었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졌고 피가 너무 많이 나서 엄마 못 보고 죽을까봐 무서웠다는 말에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진다”며 “이 고통을 우리 가족에게서 끝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15일 오후 12시 1만60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부여된 연결주소(URL)로만 확인할 수 있는 이 청원은 청와대 청원 공개 기준 요건을 넘겨 청와대가 검토 중이다.

파주경찰서는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