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정치권의 이른바 ‘멸공(滅共) 논란’과 관련해 “‘멸공’이란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그 낱말을 사용할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도 되는가”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9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트위터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난 동의하지 않는다’ 혹은 ‘난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개인이 농담 한 마디 한 것을 확대해석해 억지 명분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하는 속 들여다 보이는 80년대 운동권 수작에 호응하는 명분 깡패들이 이렇게 많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멸공 논란을 놓고 ‘해석학적 참사’라고 했다. 그는 “조국의 돌머리에서 시작된 해석학적 참사가 온갖 수난극을 동원한 진지충만한 정치적 소동으로 번지는 것을 보면, 이 나라의 정치란 게 인간들을 뻔데기 아이큐로 만든다는 생각”이라며 “적당히들 좀 해라. 구역질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꼭 발광을 해야 한다면 진작 했어야지”라며 “그러는 너희들은 훈련소에서 ‘멸공의 횃불’ 안 불렀냐? 꼬우면 그때 항의를 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군가 목록에서 그 노래 없애자고 하라”고 했다.

앞서 ‘멸공’ 해시태그가 들어간 정용진(53)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삭제 소동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 사이에선 ‘멸콩’(멸치와 콩)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8일 인스타그램에 이마트 이수점에서 직접 장을 보는 사진을 올리고해시태그에는 ‘달걀, 파, 멸치, 콩’을 적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 후보가 적은 해시태그 단어들의 첫 글자를 딴 ‘달파멸콩’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국힘(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일간베스트) 놀이”라며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