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가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배우 양택조(83)에 이어 배우 박원숙(73)도 최근 면허증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최근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배우 박원숙/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박원숙은 지난 12일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 혜은이, 김청의 레이싱 도전을 응원하며 “내가 한다고 나섰으면 큰일 날 뻔했네. 내가 서킷 사상 최고령자가 될 뻔했다. 난 이틀 전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했다”고 밝혔다. 혜은이와 김청이 “언니 나이가 벌써 그렇게 됐냐”고 놀라자 박원숙은 “좀 슬펐다”며 면허증 반납 당시 심경을 전했다.

80세까지 운전대를 놓지 않았던 양택조도 지난 2019년 면허증을 자진반납했다. 양택조는 그해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너무 후련했다”며 “생계형이 아니라면 다들 운전면허를 반납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걸어 다니다보면 건강도 챙기고 사람도 만나고 좋은 점이 많다”고 했다.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나이가 들면 스스로 운전면허를 반납해서 교통사고도 줄이고 국가적인 낭비를 줄이는 것이 애국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 주변을 보면 사미자씨의 경우 차 안에서 심장마비가 왔었다. 나 또한 차 안에서 심근경색이 온 적이 있었다”며 “운전 중에 그런 일이 생기면 더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나이든 세대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어린 세대들에게 본보기가 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를 없애면 자동차세 안나가고, 보험료, 유지비, 유류비, 벌금 등 이런 것들이 안 나온다.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경제적으로 생각해보면 없애는 것이 좋다”고 했다.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시들’…지자체 혜택 ‘확대’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가해자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인 사고의 비율은 2016년 11%(2만4429건)에서 2020년 14.8%(3만1072건)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망자 중 가해자가 고령운전자인 경우는 2016년 17.6%에서 2020년 23.3%로 증가하고 있다. 가해자 5명 중 1명이 고령운전자인 것이다.

정부와 경찰, 지자체 등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각종 인센티브를 주며 자진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저조하다. 2020년 기준 면허증을 반납한 고령운전자는 7만6000여명으로 전체 고령운전자(368만여명)의 2%에 그쳤다.

대부분 지자체들은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지역상품권 또는 교통카드를 지급한다. 그러나 고령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평생 사용했던 이동수단을 포기하는 것치고는 혜택이 미미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에 지자체들은 교통카드 지원 금액을 대폭 상승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순천시는 올해부터 전국 최고 금액인 50만원으로 증액했다. 기존보다 5배 많은 금액이다. 현금(계좌이체) 수령도 가능하도록 했다. 전남도도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청은 2025년을 목표로 고령자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조건부 운전면허란 운전자 신체 능력에 따라 운전 가능 시간과 장소, 제한 속도, 운전 행태 등을 제한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3년간 36억원을 투입해 가상현실(VR)에 기반한 운전적합성평가 방안을 연구·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