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뉴스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재직 당시 심야에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꼼수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인카드는 심야에 사용할 수 없는데, 정 후보자는 이를 감추기 위해 다음날 저녁 같은 곳을 찾아 전날 결제를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다는 것이다.

22일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북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8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정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19년 2월 14일 오후 11시 42분에 술집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결제 금액은 12만원이다. 이후 다음날 저녁 8시 22분에 이 술집을 찾아가 전날 사용내역을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다.

정 후보자는 이보다 앞선 2018년 6월 1일 오후 10시 26분에도 같은 술집에서 6만7000원을 썼다. 이날은 금요일이었는데, 정 후보자는 주말이 지난 6월 4일 이 식당을 찾아 1일 결제분을 취소하고 재차 같은 금액을 다시 결제했다.

정 후보자는 일요일인 2018년 10월 14일 오후 8시 18분 한 식당에서 10만원을 썼다. 이후 평일인 11월 9일 해당 식당을 찾아 이전 결제분을 취소하고 다시 결제했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법인카드는 평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와 휴일에는 사용이 금지된다. 부적절한 사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 후보자가 지침을 어긴 것을 감추기 위해 ‘취소 후 재결제’라는 꼼수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최종윤 의원은 “심야 시간에 결제한 건을 다음날 취소하고 재결제하고, 주말에 쓴 것을 평일에 다시 찾아가 취소 후 재결제하는 등 지침 위반을 피하려고 ‘편법 꼼수’를 쓴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정과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이 복지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후보자 측은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은 경북대병원의 의료진과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었다. 취소와 재결제는 실무진에서 처리한 것 같다”며 “사용에 약간의 부주의함은 있었으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 측은 앞서 법인카드 부정 사용이 논란이 되자 “외부 사람들과 먹은 것이 아니다. 당시 늦게까지 회의를 하는 등 밤샘을 하며 식사도 하지 못한 병원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 것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