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 거실에 설치한 대형 수조 유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2m가 넘는 대형 어항이 터져 수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소비자는 제품 결함을 주장했지만 제조업체 측은 “바닥 꺼짐으로 인해 수조가 터졌을 것”이라며 맞대응을 시사했다.

수조 제조업체 A사는 23일 물고기 관련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고로 인한 피해는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하나 이 문제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책임 소재를 밝히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새벽 평택의 한 아파트 거실에 있던 2m40㎝ 길이의 수조 강화유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안에 있던 800L(리터) 물과 물고기 100여마리가 쏟아져 나왔고, 10년 넘게 키운 물고기를 포함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했다. 또 산산조각난 강화유리가 거실 곳곳에 튀었고 아랫집들까지 침수 피해를 겪으면서 5000만원 이상의 공사비 견적이 나온 상황이다.

수조 주인 B씨는 2020년 8월 설치한 이 수조가 아무 충격도 없이 갑자기 터졌다며 제품 결함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 같은 내용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해 피해 사실을 주장했다.

수조 유리가 깨지면서 안에 있던 물과 물고기가 거실 바닥으로 빠져 나왔다. 어항에 있던 물고기 100여마리는 대부분 폐사했다./JTBC

이에 대해 A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오랜 시간 수조를 제작하면서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더 큰 수조도 많이 제작하고, 비슷한 시기에 더 큰 수조도 설치해드렸지만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형수조는 수평이 유지되지 않으면 유리가 깨질 가능성이 높은데, B씨 측은 수조 설치 후 7개월 쯤 흐른 지난해 3월부터 바닥 꺼짐 문제를 겪었다는 것이다.

A사 측은 “(수평 문제가 처음 발생한 당시) 바로 연락을 드려서 실측을 부탁했을 때에는 0.4㎝라고 하셨고 수평이 1㎝이상 차이 나면 안 된다고 주의를 드렸다”며 “사고 후 현장을 방문해서 살펴본 결과 수조가 설치된 바닥이 2㎝ 이상 꺼져 있었고, 이로 인해 벽과 바닥이 상당 부분 이격해 있었다. 현재는 수조 철거로 바닥을 누르던 하중이 없어져 1㎝남짓 꺼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형수조는 수평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바닥 꺼짐이 있으면 바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A사 측은 “물론 업체도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B씨에게 말)했고,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었다”면서도 “공론화된 이상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긴 싸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양측 입장 만큼이나 네티즌들 의견도 첨예하게 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반 가정집에서 1t(톤)에 가까운 수조를 설치한 집주인 책임”이란 주장이 나온 한편 일각에선 “업체가 수조 설치할 때 바닥 꺼짐 문제까지 고려해 추가 시공을 했어야 한다”는 식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