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초대 경찰국장

최근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에 임명된 김순호 치안감이 30여 년 전 함께 노동운동을 하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다는 이른바 ‘프락치 활동 의혹’을 일부 언론과 야권이 제기하면서 경찰 내부가 어수선하다.

그러자 김순호 경찰국장은 11일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근거 없는 프레임 씌우기”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김 국장은 “(프락치) 프레임을 씌운 분들은 그걸 입증해야 한다”며 “경찰국장이 되니까 갖은 억측과 의혹을 제기하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의혹의 내용은 1988년 인노회(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에 가입해 조직 내에서 부천 지역 책임자로 활동하던 김 국장이 동료들을 밀고한 뒤 이듬해 경장 보안 특채로 경찰관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1989년 4월 김 국장이 종적을 감췄을 무렵, 인노회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고 그해 6월 인노회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89년 8월 김 국장은 경장으로 특채돼 이후 대공분실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표창을 받고 4년 8개월 만에 경위로 승진했다.

인노회 사건에 대해 당초 대법원까지 ‘이적단체’라고 판단했지만 재심 끝에 이적단체 구성 혐의는 무죄로, 일부 회원의 이적 표현물 소지 혐의는 유죄로 2020년 결론 났다.

김 국장은 자신이 당시 인노회 사건 담당이었던 치안본부 대공3부 소속 A경감에게 자수했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동료들을 밀고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본지에 “인노회가 해체된 이후인 1989년 7월에 경찰에 자수했다”며 “인노회 사건이 마무리됐는지, 진행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는 상태에서 7월 (홍제동 대공분실을) 찾아가 나흘간 조사받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왜 면책이 되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던 상황”이라고 했다.

김 국장은 본지에 “억측으로 구성된 소설 같은 소리”라며 “제가 진짜 밀고를 했거나 프락치였다면 왜 사라지겠느냐. 의심받을 게 뻔한데 인노회 사건이 끝나자마자 어떻게 특채되느냐”고 했다. 그는 “1989년 4월에 주사파로부터 단절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그전부터 회의와 갈등이 있었고 그래서 고향으로 내려갔던 것인데 공교롭게 도피가 돼버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