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인 A양은 얼마 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눈을 크게 만들려고 쌍꺼풀과 앞트임 수술을 받았다. 아이돌 댄스 학원을 다닌다는 A양은 “학원에서 방학 때 수술을 하고 오는 친구들이 많았다”며 “데뷔를 하려면 나도 눈을 더 크게 만들어서 예뻐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해당 성형외과 관계자는 “자녀가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엄마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다”며 “대부분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1~2학년 사이”라고 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다니는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성형 수술을 받는 연령이 점점 더 어려지는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양처럼 아이돌을 꿈꾸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성형수술은 이제 필수’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거기다 최근 멤버가 대부분 중·고등학생들로 이뤄진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데뷔해 인기를 끌면서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씨도 얼마 전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중학생 딸에게 쌍꺼풀 수술을 시켜 줬다. 김씨는 “주변에 초등학교 졸업 때 쌍수(쌍거풀 수술의 줄임말)을 하는 아이들이 꽤 있다”며 “조금이라도 어릴 때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시켰다”고 말했다.

이런 수요에 맞춰 이미 초등학생 고객을 받는 성형외과도 적지 않다. 본지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에 있는 성형외과 10곳에 “초등학교 5학년도 성형수술이 가능하냐”고 문의했더니 절반이 “가능하다”고 했다. 4곳은 “중학교 입학하면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고, “미성년자는 안 된다”고 한 곳은 1곳뿐이었다. A성형외과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도 많이 오니 보호자와 함께 오면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 B성형외과는 “학생들은 살을 절개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성형을 하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적잖은 전문가들은 불법은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미성년자 고객은 아예 받고 있지 않는다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자라면서 키도 크고 얼굴도 변하는데 미리 수술을 해버리면 성장에 따라서 수술 부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수술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근육을 잘라내는 것이기 때문에 성장 중에 하면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