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에 눈이 내린 2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역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뉴시스

26일 새벽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직장인들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몰리며 평소보다 붐볐다. 언덕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시민들도 보였다. 기상청은 26일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는 출근하는 시민들이 평소보다 몰려 거동이 불편한 수준이었다. 대합실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에는 시민들이 들어차 사람들은 떠밀리듯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이날 광화문역을 이용한 직장인 서모(29)씨는 “지하철에도 평상시보다 사람이 1.5배는 더 탄 거 같았다”며 “다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어서 다른 날보다도 더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날 폭설 소식에 차량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이 많았다. 평소 서울 관악구에서 금천구까지 차를 타고 출퇴근 하는 직장인 조모(39)씨는 이날 “차로 2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눈이 많이 와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눈이 와서 사람들이 다들 지하철로 몰렸는지 많이 붐볐고 1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폭설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을 우려해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늘렸지만 눈길에 차량들이 서행하면서 곳곳에서 지연이 벌어졌다.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유모(45)씨는 “6시 30분쯤 버스가 오는데 오늘은 눈 때문에 오지 않아 20분째 눈을 맞아가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 버스정류소에서 시민들이 전철역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시는 폭설로 출근시간 혼잡을 막기 위해 지하철·시내버스 전 노선 모두 출근 시간대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연장 운영한다./뉴스1

거리의 시민들은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채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다. 곳곳에서 시민들이 빗자루를 들고 제설 작업을 벌였지만 눈이 계속 내린 탓에 역부족이었다. 서울 노원구 월계역 인근에서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던 박모(68)씨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30분동안 눈을 치우고 있는데 쓸어도 쓸어도 계속 쌓인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안태경(17)군은 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에 눈이 미끄러워 몇 번이나 넘어질 뻔 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넘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 언덕길에는 염화칼슘만 뿌려져 있을 뿐 눈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한 학생이 계단을 내려오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인근에서 신문배달을 하던 윤모(59)씨는 “눈 오는 날에 하루에만 5번 넘어진 적도 있어서 이 동네는 늘 주의하면서 다닌다”며 “오늘도 눈이 제대로 치워져 있지 않아 미끄러질 뻔 한 게 여러 번”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는 눈이 오전 중 전북으로, 낮에는 경북북부내륙과 경북북동산지로 확대된다고 밝혔다. 눈은 늦은 오후 수도권을 시작으로 밤 12시까지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