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공사 현장에서 문을 연 A카페. /A카페 네이버 소개 사진

서울 서대문구에 ‘공사장 카페’가 등장했다. 공사장 콘셉트가 아닌 실제 공사를 앞둔 현장이다. 안전과 위생 문제가 불거지자 결국 카페 일부 시설을 철거하고 정상영업을 이어가기 했다.

31일 서대문구청 식품위생과와 A카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 따르면 A카페는 이날 연희동에 위치한 한 공사 예정 건물에 문을 열었다. A카페는 지난 22일부터 손님들에게 ‘공사중인 것 같은 건물 1층’으로 길을 안내하며 이곳에서 가오픈으로 운영을 해왔다.

공사 현장에 문을 연 A카페 외관./A카페 인스타그램

카페가 위치한 건물은 인테리어 공사 후 브랜드 쇼룸 등으로 리모델링될 곳으로, 내부 공사가 본격 진행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A카페 측은 92일 동안만 카페를 운영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실제 공사현장이기 때문에 건물 밖엔 파란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건물 안쪽엔 천장과 바닥 콘크리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 또 건물 외부엔 작업용 간이 철제 계단까지 설치된 상태였다.

해당 카페 오픈 소식에 정식 오픈 전부터 카페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 한편 온라인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몇해 전부터 마감재를 쓰지 않고 전선과 배관을 그대로 노출한 ‘공사장 콘셉트 인테리어’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인기를 끌긴 했지만, 실제 공사장은 안전과 위생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A카페가 공개한 공기질 상태(왼쪽)와 석면조사보고서./A카페 인스타그램

이 같은 우려에 A카페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일 카페 내부 공기질을 체크해 “공기질에 문제가 없다”고 알리고 있다.

또 지난 13일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받은 영업신고증을 공개하며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지난해 12월 대한환경보건연구소로부터 받은 석면조사보고서를 공개하며 “문제 없으니 안심하라”고 알리기도 했다.

/A카페 네이버 소개 사진

그럼에도 서대문구청에 관련 민원이 잇따랐고, 서대문구는 현장 점검에 나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일부 시설을 철거할 것을 권고했다. 카페 측은 결국 간이 계단 철거를 결정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식품위생법상 문제가 없는 영업장이지만 안전 우려로 일부 시설 철거를 권고했고 영업장 측도 이를 받아들였다”며 “정상적으로 영업 신고를 하고 운영하는 곳이라 더이상의 추가 조치를 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