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송무길(48)씨. /연합뉴스

갑작스럽게 뇌사상태에 빠진 40대 가장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처음 장기기증을 반대했던 가족들은, “생명을 나누는 아빠가 자랑스러울 것 같다”는 아들의 한마디에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송무길(48)씨는 지난달 21일 세종 충남대 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간장·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떠났다. 앞서 송씨는 같은 달 19일 수면 중 숨을 쉬지 못하는 채로 발견됐다. 급히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뇌사상태에 빠졌다.

평소 활발한 성격이었던 고인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배려심이 깊어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았고 자녀에게는 친구처럼 다정한 아빠였다. 아내와는 매주 등산을 함께했다. 그만큼 가정적이고 건강했기에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비극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장기기증에 대한 뜻도 처음에는 없었다. 송씨의 아내는 “하루라도 더 오래 보고 싶어서 기증을 반대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마음을 돌린 건 “아버지가 생명을 나누고 떠난다면 자랑스러울 것 같다”는 아들의 한마디였다.

송씨의 아내는 남편을 ‘모두가 좋아하던 착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그리고는 “마지막 가는 길도 생명을 나누고 가는 착한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