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 총재 정명석씨의 음성 녹음 일부.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78)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서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피해자들은 “여기가 만명 성폭행을 목표한 교주 믿는 교회”라며 전국에 위치한 JMS 교회 주소를 공유하고 나섰다.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는 신이다에 나온 JMS 전국 교회 주소’라는 제목으로 지난 5일 JMS 피해자 카페에 올라온 글이 공유되고 있다.

JMS 피해자 카페에 공유된 전국 교회 주소./JMS 피해자 카페

피해자 카페에 글을 쓴 작성자는 “전국 교회 주소를 입수하게 돼서 올린다. 여기저기 마구 뿌려주시고 ‘여기가 만명 성폭행을 목표한 교주 믿는 교회’라고 홍보해달라”고 했다.

이 글에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90여개 교회 이름과 주소가 포함됐다.

JMS 피해자 카페에 공유된 교회 외관. 간판 글씨가 비슷한 필기체로 적혀있다./네이버 지도

네티즌들은 JMS 특징들을 공유하기도 했다. 관련 글 작성자는 “교회 로고가 희한한 교주 필기체로 써 있다” “기독교인 척하면서 섭리사, 섭리역사 이런식으로 자기들을 칭한다” 등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중고등부 예배를 콘서트처럼 엄청 신경쓰기 때문에 동생, 아들·딸, 조카 등이 혹하지 않게 조심하라”며 “교회 리스트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유는 (교회를) 짓기 위해 신도들 피눈물 흘리도록 삥을 뜯어서 그렇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당하게 일반 교회인 척 유튜브도 운영하니까 조심하라”며 “시모임이라고 갔더니 정명석의 시를 홍보하거나, 이를 가사로 만든 인디뮤지션이나 댄스팀도 있으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네티즌들은 “20대 초반에 뭣모르고 두 달 동안 들었던 성경공부 단체가 JMS였네. 그 사람들이 교회 나오라고 준 주소가 저기에 있다”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나는신이다 정명석편 보다 역겨워서 껐는데, 저런 인간을 믿는다니” “우리집 바로 앞에도 있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 씨는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직후인 2018년 2월~2021년 9월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한 수련원에서 홍콩 국적의 여신도 등을 총 17회에 걸쳐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또 여성 신도 3명이 정 씨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추가로 고소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복음선교회의 정명석 총재 /넷플릭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새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나는 신이다)’에는 정씨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졌다. 1화에선 정씨로부터 성범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홍콩 여성 ‘메이플’이 “다시는 피해자가 안 나오게 하고 싶다”며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 피해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정씨가 “나 꽉 껴안아 줘”, “아유, 히프(엉덩이) 크다” 등의 충격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추행을 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여기에 1999년 JMS를 탈퇴한 목사들의 진정서에 정씨가 “1만명의 여성을 성적 관계를 통해 하늘의 애인으로 만드는 것이 하늘의 지상 명령”이라고 주장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정씨는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를 전혀 세뇌한 바 없으며 강요하거나 폭행·협박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JMS 측은 ‘나는 신이다’ 공개 전 재판이 진행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17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지난 2일 재판부는 JMS 측이 넷플릭스와 제작에 참여한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