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넷플릭스

여성 신도 상습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78)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된 이후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조성현 MBC PD는 취재 도중 신도들로부터 미행‧협박을 당하기도 했다고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밝혔다.

조PD는 “기획, 촬영, 후반작업까지 다 해서 제작하는 데 2년 정도 걸렸다”며 “촬영을 하면서 차에 호신용으로 3단봉과 전기충격기를 구비해뒀다. PD생활 15년 중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은 차를 몰고 집으로 가는데 한 30분 정도 뒤에 다른 차가 따라온 적도 있다”며 “일부러 처남 집 아파트 주차장까지 들어갔다가, 차가 오지 않는 걸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조PD는 “그런 것뿐만이 아니다”라며 “감시‧해킹도 당했다”고 했다. 이어 “출연자 중 한명은 홍콩인인데, 인터뷰를 위해 입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행기 표를 세 번을 바꿨다”며 “그런데도 번번이 신도들이 홍콩 공항에 가서 (제보자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를 못 타게 막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어떻게 이런 정보가 상대편에게 넘어갔을까 궁금한 상황이 정말 많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도 있었다.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창밖에 비가 왔다”며 “출연자가 창밖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자가 하나 왔다. 그 내용은 ‘너도 지금 창밖 보고 있니. 비 오고 있는 거 보고 있니?’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호주인 피해자와도 화상 인터뷰를 하기로 했었다”며 “그 피해자도 인터뷰 5분 전쯤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인터뷰 응하지 말라’는 문자와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PD는 “결국에는 모두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 도달하게 됐다”며 “저희 팀 내부에 다른 신도들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역정보도 흘려보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는데 (여전히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조PD는 ‘다큐멘터리에서 성범죄 묘사가 선정적이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조PD는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보다도 그에 앞서서 이것이 정말로 누군가에게, 어느 집 딸에게 벌어졌던 피해사실이라는 걸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며 “저희는 심지어 실제 수위의 10분의1 정도밖에 다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PD는 “저희가 방송에서 다뤘던 것들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아주 심각한 성착취‧성학대에 관한 내용도 많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방송이 나간 뒤에 아쉬움을 표한 피해자 분들이 의외로 많다”며 “왜 그런 이야기들은 담지 않았냐, 왜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냐(고 하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근데 보기 불편하신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팀 사람들도 촬영을 한번 갔다오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일주일 동안 앓아눕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신도 성폭행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만기 출소했다. 정씨는 출소 후에도 신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최근 ‘나는 신이다’를 통해 정씨의 범행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진동 대전지검장에게 정씨 사건 공판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