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은씨가 찼던 1억68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시계./네이버 카페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2인자’ 혹은 ‘교주 후계자’로 알려진 정조은(본명 김지선)씨가 교주 정명석의 범행을 사실상 인정한 것과 관련 “정조은도 공범”이라는 취지의 피해자 반박이 나왔다. 경찰이 정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정씨가 평소 고가의 사치품들을 착용해온 사실이 재조명됐다.

1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월 ‘가나안(JMS를 떠나 예수님의 품으로)’ 카페에 올라왔던 정씨의 이른바 ‘명품리스트’ 관련 글이 다시 공유됐다. 가나안은 JMS 전 부총재였던 김경천 목사가 JMS를 탈퇴한 후 만든 카페로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원글을 작성한 카페 회원 A씨는 “작년 말에 정조은의 비리를 폭로하다가 지금은 사라진 익명 유튜버가 있다. 정조은의 거액의 차명 자산, 명품, 비자금 등에 대한 증거와 함께 의혹을 제기해 카페에서도 관심이 높았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가장 직관적으로 와닿았던 명품 관련 사진들을 캡처해뒀다”며 정씨가 그간 착용한 물품 목록을 공개했다.

정조은씨가 착용했던 명품 옷과 시계./네이버 카페

목록을 보면 정씨는 평소 까르띠에, 돌체앤가바나, 디올, 미우미우, 버버리 등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 명품 옷, 시계, 가방 등을 착용해왔다. 이중엔 1억68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시계와 830만원 상당의 돌체앤가바나 원피스 등도 포함됐다.

A씨는 정씨의 화려한 생활을 뒷받침해주는 자금 출처들에 대해 “생일날 책상 위에 쌓이는 전국 교회에서 걷힌 무수히 많은 돈 봉투들, 개인 면담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200~1000만원의 면담료, 해외에서 들어오는 회계 처리되지 않는 돈 봉투들, 거액의 행사 후원금”이라고 설명했다.

정조은(왼쪽)씨와 정명석. /JTBC

JMS의 주요 지교회에서 고위급 목사로 활동 중인 정씨는 사이비 종교 교주의 범행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통해 정명석의 성폭행 범죄가 폭로되자, 지난 12일 예배에서 자신은 여신도들이 정명석 근처로 가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정명석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나는 신이다’에서 ‘J언니’로 언급된 바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자신을 정명석 방으로 데려간 장본인이 정씨의 최측근이었다면서 정씨 역시 공범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2018년 7월부터 정명석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호주 교인 에이미씨는 지난 15일 MBC를 통해 정씨를 비롯한 조력자들도 정명석의 공범이라며 “심지어 지금까지도 조력자들은 제가 망상에 빠져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들은 범행 현장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정씨에 대해 범죄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곧 소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씨가 여성들을 유인하는 역할을 해 정 총재의 성폭행 범행에 적극 가담했거나 알고도 방조한 혐의가 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성폭행 피해 여성이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회유 또는 협박했는 지도 조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