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청 유튜브에 올라온 강서구청 '버튜버' 새로미가 강서구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강서구청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청 유튜브 채널에 ‘공무원 버튜브’ 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는 강서구 마스코트 ‘새로미’를 3D 캐릭터로 의인화한 주인공이 나와 “앞으로 공무원 버튜버 ‘새로미’의 강서구 브이로그 영상을 올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튜브는 3D 가상 캐릭터 유튜버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을 말하는데, 해외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도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강서구의 첫 버튜브 영상은 21일 기준 조회수 13만회를 기록했고 댓글에서는 “젊은 공무원들의 감성이 느껴져 신선하다”, “강서구민으로서 자랑스럽다”등 시민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강서구는 호응에 힘입어 지난 7일 두 번째 ‘공무원 버튜브’ 영상을 올렸고 해당 영상도 2주만에 조회수 3만8000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강서구에 따르면 ‘버튜브’ 영상을 기획한 공무원은 입사 3년차의 젊은 공무원으로, 이 공무원은 “쉴 때 유튜브를 즐겨보면서 해외의 인기있는 버튜버는 구독자가 몇 백만인 걸 보고 기획하게 됐다”며 “결재를 받을 때까지도 ‘이 영상이 올라갈 수 있을지’ 떨렸는데, 생각보다 ‘자유롭게 해 보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기존에는 지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대부분 정책이나 행사 홍보 위주의 형식적인 영상을 주로 올렸다면, 최근에는 유튜브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내용과 형식을 다양화한 영상들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자체의 젊은 공무원들이 직접 영상에 출연하기도 하고 기획 과정에서부터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경북 영주시청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영주 인삼을 홍보한 ‘쇼츠’(1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 영상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영주의 특산물인 풍기인삼을 소재로 한 ‘웹드라마’ 형식이었는데, 교복을 입은 학생 주인공을 내세우고 젊은 세대들에게 유행하는 다양한 설정들을 담았다. 6부작으로 이뤄진 영상들은 다양한 SNS를 통해 확산돼 가장 조회수 높은 영상 기준으로 조회수 12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서울시내 구청 유튜브팀에서도 신선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앞다투어 ‘MZ 공무원 모시기’에 나섰다. 서초구에서는 지난해부터 현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서리풀 크루’라는 유튜브 전담팀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PD 1명 포함해 20대 직원 2명, 30대 직원 1명, 40대 직원 1명이 한 팀으로 이뤄져 한 달에 두 개 정도의 영상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이 팀에서는 SNL코리아에서 만든 세대갈등을 풍자한 ‘MZ오피스’ 콘텐츠를 오마주해 ‘MZ공피스’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젊은 공무원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 내 맛집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거나(종로구), 지역 명소를 배경으로 한 국악 힙합 뮤직비디오(성북구)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자체 유튜브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충주시청’ 유튜브를 참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충주시는 몇 년 전부터 ‘공무원 관짝춤’, ‘시장실 리뷰’ 등 기존 지자체 유튜브보다 내용과 형식에서 자유로운 영상들을 주로 올려 인기를 끌고 있다. 충주시 유튜브 구독자는 현재 전국 지자체 가운데 1위(29만명)로, 서울시(18만2000명)보다 10만 명 이상 많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충주시의 신선함을 참고하면서 우리 지역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함을 담은 영상을 만든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