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4일 피고인으로 첫 공판에 출석하며 서해 피살공무원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를 밀쳤다. 김기윤 변호사와 유족 측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박지원 전 원장이 법원으로 들어서자 숨진 서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씨가 달려들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언쟁을 벌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박지원 전 원장이 김기윤 변호사를 밀쳤다. 김기윤 변호사가 밀려나며 뒤에 있던 사진기자가 넘어지기도 했다.
이래진씨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박지원 전 원장에 대해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윤 변호사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폭행 혐의 등으로 박지원 전 원장을 고소할 것”이라며 “뒤로 넘어진 기자 신상도 파악하고 있다. 해당 기자가 동의하면 법적대응을 같이 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박지원 전 원장에게 ‘유족한테 한 마디 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며 “박지원 전 원장이 ‘당신 누구냐’고 물어보더라. 변호사라고 밝혔더니 바로 밀어버렸다. 제가 변호사라고 이야기 했으면 당연히 유족 측 변호사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밀었다”고 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서해에서 북한군에게 총격을 받고 숨지자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이씨의 피격 사실 은폐를 시도하고 자진 월북으로 몰아갔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의 중심인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은 지난해 12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