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군 JMS 수련원 내 정명석이 사용한 침실. /대전지검 제공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이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충남 금산의 월명동 수련원 내부 모습이 공개됐다.

대전지검은 3일 정명석의 여신도 성폭행 사건의 공범으로 JMS 간부 8명을 기소하면서 월명동 수련원에서 정명석의 거처였던 이른바 ‘청기와’ 침실과 거실의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진에는 파란색 벨벳 재질에 금빛 테두리로 장식된 화려한 침대의 모습이 담겼다. 또 대리석 바닥으로 돼 있는 한옥 내부는 화려한 샹들리에 조명 아래 각종 수석들이 장식되어 있다.

앞서 정명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메이플은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에서 청기와에서 벌어진 일을 설명했었다. 메이플은 “월명동 근처에 있었는데 저만 청기와로 불렀다”며 “청기와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우월감 같은 게 있었다”고 했다. 메이플을 부른 건 ‘JMS 2인자’ 정조은(본명 김지선‧44)이었다. 김씨는 메이플에게 “나는 오늘 서울에 가야 하니 네가 선생님 옆에서 자고, 무슨 일 있으면 얘기해줘”라고 말했다고 한다. 메이플은 김씨가 준 잠옷을 입고 바닥에서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는데, 침대에 있던 정명석이 일어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메이플은 혼란스러운 마음에 김씨에게 연락했지만 “선생님이 너를 예뻐해 주시는 거다. 사랑받는 기회를 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정명석의 범행 장소인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내 '청기와'의 거실. /대전지검 제공

이와 관련 검찰은 김씨가 세뇌를 받아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메이플에게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해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민원국장 정모(51)씨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호소한 메이플에게 도리어 ‘하나님의 사랑’이라며 메이플을 다시 정명석에게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정명석의 성폭행 범행에 가담하거나 도와준 국제선교국장과 수행비서, 수사 증거를 없애려고 휴대전화 교체를 지시한 대외협력국장 등 간부 6명도 함께 불구속기소 됐다.

기소된 간부들은 모두 여성들로, ‘신앙스타’(결혼하지 않고 선교회의 교리에 따르는 사람들) 출신이었다. 신앙스타가 되면 하나님의 신부라는 지위가 부여돼 교단 내에서 위상이 올라가고, 정명석과 항상 함께하면서 예우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월성’이라고 불리게 됐고, 젊은 여신도들의 공급책 역할을 통해 조직의 책임을 맡거나 지도자로 임명됐다.

정명석이 출소한 지 1년이 지난 2019년 2월 18일을 '부활'로 기념해 행사를 열고 촬영한 사진. /대전지검 제공

김경수 대전지검 차장검사는 “정명석의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피고인들의 조직적인 조력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피해자의 영혼까지 짓밟는 반인권적인 범죄인 만큼 공범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정명석은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출소 직후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외국인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2018년 8월쯤 월명동 수련원에서 한국인 여신도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도 추가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