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6/45′ 제1059회 1등 당첨금 수령 확인증.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빚 갚고, 아파트·중고차 사고, 아이들 예금 통장 만들었어요. 아내 가방 하나 사주려니 ‘됐다’ 하네요.”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당첨 후 한 달이 지난 로또 1등 후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지난 3월18일 추첨한 ‘로또 6/45′ 제1059회 1등 당첨 결과를 캡처한 사진과 당첨금을 수령하고 받는 농협 거래내역 확인증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인증 사진대로 라면 글쓴이는 제1059회 1등 당첨금 20억3000여만원(실수령액 13억9000여만원)을 받은 것이다.

A씨는 “특별한 꿈을 꾸지 않았고, 자동(선택을 했다)”며 “1등 당첨되고 아내와 같이 울고불고 난리 났다. 주말에 잠 한숨 못 자고 월요일에 애들 등원시키고 기차 타고 서울에 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인증글이 ‘주작’(조작을 의미하는 온라인 용어)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농협 본점에서 당첨금을 받은 과정도 일일이 적었다. 그는 “농협 본점 도착해서 절차대로 진행했다”며 “당첨금을 어디에 사용할 거냐고 물어서 빚 갚는 데 쓴다고 했더니 예금 영업 같은 건 안 하시더라”라고 적었다.

그는 당첨금을 받자마자 바로 빚부터 갚았다고 한다. 그는 “집 월세 보증금 1000만원도 장모님께 빌린 거라 바로 갚았다. 처제한테 빌린 돈, 본가에 빌린 돈 다 갚았다”고 했다. 그는 또 “결혼하고 월세만 살아서 새 아파트도 한 채 계약했다”며 “아이들과 여행을 자주 다녀서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중고로 한 대 샀다”고 했다.

A씨는 또 “아이들 앞으로 통장 하나씩 만들어줬다. 같이 일하는 형, 동생들에게 한 달 동안 밥 열댓번 사줬다”며 “아내 가방 하나 사주려고 했더니 됐다고 하더라. 나머지 돈은 은행에 예금으로 다 넣어놨다”고 했다.

그는 “빌린 돈 다 갚고 나니 의욕이 없어졌다고 해야 할까”라며 “일용직 다니면서 아등바등 살았는데 조금 편하게 일하고 있다. 지금도 일용직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마음 정리가 좀 된다면 기부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로또 6/45′ 제1059회 1등 당첨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1등 당첨자 13명…”평소 1등 수십명 나온다고 욕했는데”

동행복권에 따르면 제1059회 로또복권 1등 당첨 번호는 ‘7, 10, 22, 25, 34, 40′으로 번호 6개를 모두 맞힌 당첨자는 13명이 나왔다. 이들은 당첨금으로 각자 약 20억3317만원씩 받았다. 1등 당첨자는 각각 자동 8건, 수동 4건, 반자동 1건으로 나타났다.

A씨는 해당 회차 당첨자가 13명인 점을 의식한 듯 “1등이 수십명, 2등이 수백명씩 나오는 거 보면서 욕을 얼마나 했는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만 당첨 사실 알고 있고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도 꿈만 같다. 새벽에 일 나가려 운전하면서 가다 가도 웃음이 나오고, 이 글을 적으면서 눈물이 난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글을 마쳤다.

이 글은 4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조회수 17만500여회, 추천수 700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댓글도 1400여개가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축하한다’ ‘부럽다’ ‘좋은 기운 받아간다’ 등의 반응이었다. 한 네티즌은 “힘들 게 사셨던 분이 1등에 당첨됐다고 하니 로또 본래의 순기능을 한 것”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초심 잃지 말고 씀씀이는 전과 비슷하게 유지하시고 주변에 티 내지 말고 돈 거래하지 마시라”고 했다. 또 “고생한 아내를 위해 백화점 가서 명품 가방 하나 사주시고, 당첨자분도 세컨카 사시라”는 반응도 있었다.

◇로또 당첨자 “당첨금 빚 갚는데 쓸 것”…설문조사 결과도

그렇다면 다른 로또 1등 당첨자들은 당첨금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최근 SBS가 공개한 지난해 로또 1등 당첨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첨금 용처(응답자 94명)에 대해 ‘대출금 상환’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34%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주택부동산 구입’(31%), ‘부모님, 주변 가족 돕기’(12%) 등으로 나타났다.

‘로또 당첨 후 계속 일을 할 것이냐’(응답자 62명)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95%가 ‘하던 일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당첨 사실을 누구에게 알릴 것인가(응답자 77명)라는 질문에는 40%가 ‘배우자에게 알린다’고 답변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다’를 택한 응답자는 26%였다.

기획재정부 복권사무처에 따르면 복권 사업자 측에서 로또 1등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응답은 자율적이라 질문마다 대답한 응답자 수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