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전통시장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강성구씨는 2016년 '인간극장'에 출연해 '과자왕'으로 불린다. /유튜브 'KBS HUMAN: 뭉클티비'

온라인에서 ‘과자왕’으로 통하는 전북 익산 전통시장의 제과점 사장이 최근 영양시장 전통과자 바가지 논란과 관련해 “이건 바가지가 아니라 엄연한 사기”라고 말했다.

익산 북부시장에서 두리제과를 16년째 운영하고 있는 강성구 사장은 7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씨앗강정 100g에 4499원, 센베이 100g에 2999원이라고 하던데 이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씨는 2016년 ‘인간극장-성구씨의 맛있는 인생’편에 출연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장사를 준비하고, 150가지 넘는 과자를 팔면서 특유의 입담으로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당시 영상이 재조명되며 강씨는 ‘과자왕’으로 불리고 있다.

강씨는 “제가 직접 만드는 것도 있고, 저도 물건을 받아서 판매하는 것도 있는데 과자의 기본적인 단가가 있다”며 “영양의 상인은 그 단가를 무시하고 본인 멋대로 판매한 것”이라고 했다. 강씨는 과자 종류에 상관없이 100g당 1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시장의 묘미를 살려 가게에 직접 찾아온 손님들에게는 ‘덤’을 얹어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익산 전통시장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강성구씨는 2016년 '인간극장'에 출연해 '과자왕'으로 불린다. /유튜브 'KBS HUMAN: 뭉클티비'

강씨는 축제에서 상점을 차리는 외지 상인의 경우 임대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올라갈 수는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저도 직접 공장을 운영하면서 다른 상인들에게 도매도 한다”며 “그래서 가격을 잘 아는데 아무리 자릿세를 고려한다고 해도 100g에 2000원대 이상 가격은 나올 수가 없다”고 했다. 강씨는 “100g이면 강정은 3~4개만 올려도 5000원이라는 소리”라며 “칼만 안 들었지 강도 수준”이라고 했다.

강씨는 ‘코로나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생각이 짧았다’는 영양시장 상인의 해명에 “오히려 그 사람 때문에 전통과자를 판매하는 이들은 더 어렵게 됐다”고 했다. 그는 “시장 상인들이 정말로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것 맞다”며 “코로나 풀리고 이제야 전국 축제가 활성화되면서 장사 좀 해볼까 했는데 다 같이 타격을 입게 됐다”고 했다. 이어 “행사나 축제에 가서 아이가 ‘과자 사달라’고 하면 부모는 사줄 수밖에 없지 않냐”며 “그런 마음을 이용하는 건 비열한 장사”라고 했다.

강씨는 “잘못할 수도, 실수할 수도 있지만 변명하지 말고 사과하는 게 맞다”며 “더 이상 변명하면 과자 단가를 공개하겠다. 바가지 장사는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일 방영된 KBS 2TV '1박2일'에서는 영양산나물축제장에서 한 상인이 옛날과자 한 봉지(1.5㎏)를 7만원에 판매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KBS2

앞서 지난 4일 방영된 KBS 2TV ‘1박2일’에서는 출연자들이 영양산나물축제장을 방문한 모습이 방송됐다. 당시 과자 단가는 100g에 4499원으로, 과자 한 봉지(1.5㎏)에 6만8745원이 저울에 찍혔다. 상인은 7만원을 불렀고, 출연진은 비싼 과자 가격에 놀라 구매를 철회하길 원했지만 상인은 이미 포장을 완료했다며 봉지를 건넸다. 결국 흥정을 통해 과자 세 봉지를 14만원에 구입했다.

논란이 일자 영상 속 과자 상인은 5일 영양군 홈페이지에 “세 봉지 금액이 총 7만원이었다”며 “요즘 같은 세상에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이 어디 있으며 옛날과자 한 봉지가 7만원이라는 거짓된 얘기를 믿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젤리 같은 경우 과자와 달리 무게가 조금 더 나가 저울에 조금만 올려도 금액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나오긴 한다”며 “제가 왜 돈 몇만 원 더 벌고자 제 명예까지 더럽혀가면서 사기를 치겠냐”고 했다.

그러나 방송에 나온 상황과 다른 그의 해명에 비판이 더욱 거세졌고, 해당 상인은 결국 6일 “너무 급하게 올리다 보니 변명이 된 것 같다”며 “코로나로 인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제가 생각이 짧아 과자 단가를 높이 책정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영양군 역시 5일 “방송에서 판매한 상인은 외부 상인으로 영양전통시장 상인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지만,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일자 다시 사과했다. 영양군은 6일 “이동상인도 축제의 일부고,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 또한 영양군의 당연한 책무”라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거래 질서 확립 대책을 마련해 국민과의 신뢰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