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랐던 수사자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이후 살이 오른 모습./청주동물원 인스타그램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 학대 논란이 있었던 수사자 바람이(19)가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되찾은 모습이 공개됐다.

청주동물원은 19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바람이가 온지 2주가 지났다”며 바람이의 근황을 공개했다. 동물원 측은 “아직 내실과 내실방사장만을 오고 가지만 먹이를 가져오는 담당 동물복지사의 발걸음 소리는 바람이를 기쁘게 한다”며 “더운 날씨로 식욕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바람이는 4㎏의 소고기와 닭고기를 한자리에서 다 먹는다”고 알렸다.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진 수사자 '바람이'가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받아 먹는 모습./청주동물원 인스타그램

함께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바람이는 한눈에 봐도 살이 제법 올라 건강해진 모습이다. 사육사가 우리 안으로 먹이를 던져주자 꼬리를 흔들며 으르렁거리는 모습, 또 한 암컷 사자가 바람이를 지켜보는 모습 등이 담겼다.

동물원 측은 “한 살 많은 수컷 먹보와 암컷 도도는 바람이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며 “가을이 와서 서로의 체온이 싫지 않기를 바라 본다”고 했다.

동물원 측은 바람이가 정기검진을 앞두고 관련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물원 측은 “바람이는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노령이다. 말못하는 바람이의 내재된 질병과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정기검진을 앞두고 있다. 검진을 위해선 마취 안정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혈액검사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며칠전부터 자발적인 혈액채취를 위해 바람이의 메디컬트레이닝이 시작됐다”고 했다.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던 시절 바람이의 삐쩍 마른 모습. /김해시청 홈페이지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에서 지내던 바람이는 지난 5일 청주동물원으로 옮겨 왔다. 동물원 관람객들은 바람이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삐쩍 마른 상태로 시멘트 바닥에 누워 있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지난달부터 김해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동물 복지에 신경 써달라”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바람이는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쯤 부경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7년동안 가로 14m, 세로 6m, 약 25평 정도의 비좁은 우리에서 살아왔다. 특히 관람객이 구경하도록 투명창을 설치한 쪽을 제외한 3면과 천장이 모두 막힌 실내 공간에만 머물렀고, 함께 지내던 암사자가 죽은 후엔 홀로 지내왔다.

부경동물원 측은 사자 학대 논란과 관련해 바람이를 굶긴 적은 없다면서도 코로나 이후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후 청주동물원이 바람이를 돌보겠다고 나서자 부경동물원 측도 바람이가 좋은 환경에 살 수 있도록 이에 동의했다.

청주동물원은 청주시가 운영하는 시립동물원으로 동물을 가둬 구경시키는 것보다 야생에서 구조한 동물을 치료하고 돌보는 역할을 중시한다. 사자 사육장은 400∼500평 공간으로 조성돼 있으며 사자가 흙 땅을 밟으며 비교적 자유롭게 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