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의 한 도로에 물이 차오르자 공무원이 우수관을 뚫어 피해를 막았다.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

10일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와 강풍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태풍 제보 페이지에는 전국의 피해 현장 제보가 올라왔는데, 비상 근무 중이던 공무원이 막힌 우수관을 뚫어 침수 피해를 막은 사례, 태풍이 지나간 후 강풍에 떨어진 표지판을 들고 사진을 찍은 시민의 모습 등이 담겼다.

네이버 날씨 ‘우리 지역 태풍 상황 제보’ 페이지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3만여건의 제보가 올라왔다. 네티즌이 올린 태풍 피해 제보 사진, 영상을 보면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 상황이 생생히 담겼다.

태풍 카눈의 경로와 가까운 경남, 경북 등의 피해 사례가 많은 편이었다. 울산에선 비상 근무에 나선 공무원이 우수관을 뚫어 침수 피해를 막았다는 사진 제보가 있었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울산 중구)은 “구청 직원들 비상대책 정말 훌륭하다. 순찰 중 물에 잠길 뻔한 도로 우수관을 뚫었다”며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고 전했다. 울산 중구의 큐빅광장의 일부 시설이 강풍에 부서지고, 울산 북구에는 강한 바람에 아파트 현관문이 이탈되기도 했다.

울산 태화강 강물이 불어난 모습.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

울산의 소식을 전한 네티즌은 “버스 타고 출근하며 구영교를 지나는 중이다. 물이 많이 불어 태화강 산책로가 잠겼다”며 “이런 날씨에도 열심히 일해주시는 버스 기사님 감사하다”고 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12시 10분을 기해 울산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태화교 지점 수위는 이날 오후 12시 10분 기준 3.97m(해발 기준 2.89m)를 기록했다.

경남 창원대로 등 도로 침수 피해 상황.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

경남 창원은 도로 침수, 범람 피해 제보가 특히 많았다. 한때 시간당 60mm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긴 것이다. 제보 사진을 보면 사진을 촬영한 당시 창원대로에도 물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었으며, 창원 의창구 한 병원 앞 도로는 완전히 물에 잠겨 차량이 침수된 모습이었다.

부산에서는 강풍에 도로 표지판이 떨어졌는데, 이를 들고 주운 시민의 인증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사진을 보면 비가 그치고 강풍도 잦아들어 이미 위험한 상황은 지나간 이후로 보인다.

부산에서 떨어진 도로 표지판을 들고 있는 한 시민.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

경북 영양에서는 불어난 냇물에 전봇대가 쓰러지기도 했다. 경북 영양에 사는 네티즌은 “석보면 앞 냇가에 큰물이 흘러내리고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며 “전봇대도 쓰러지고 있다”고 했다.

경북 영양에서 전봇대가 쓰러진 모습.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

상대적으로 태풍 진로에서 먼 전북이나 강원 쪽에서도 피해 사례가 있었다. 전북 완주군의 네티즌은 “완주군 구이면에서 큰 나무가 뽑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쳤다”고 했다. 강원 강릉에서는 도로에 물이 차올라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강원 강릉시의 한 도로에 물이 차 통행이 금지된 모습(사진 왼쪽)과 전북 완주군 구이면 도로에 나무가 쓰러진 모습. /네이버 날씨 태풍 제보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