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또 한 번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진다. 이번 종목은 피파(FIFA) 월드컵 축구가 아니라 e스포츠(온라인게임)다.

지난 4월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의 한국 프로 리그 결승전 모습. 이날 결승전에는 게임 팬 1만여 명이 몰렸다. /라이엇게임즈

서울시는 “오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광화문광장에서 e스포츠 축제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오는 11월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앞두고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축제를 여는 것이다. 서울 도심 광화문광장에서 e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로 롤 게임을 해볼 수 있는 체험관을 설치하고, 롤 캐릭터도 전시한다. 결승전 전날인 11월 18일 밤에는 게임 배경 음악을 연주하는 콘서트도 열린다.

팀을 짜서 가상 전투를 벌이는 롤 게임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 중 하나다. 게임을 즐기는 접속자가 월평균 1억명이 넘는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롤 월드 챔피언십은 2011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각국의 리그 챔피언들이 모여 그해 세계 최강 팀을 가리는 대회다. 2030세대 사이에선 월드컵만큼 인기가 있어 ‘롤드컵’이라고도 불린다.

2021년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유튜브 등으로 중계돼 전 세계 동시 시청자 7386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결승전도 1만6000여 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유튜브 등 34개 플랫폼에서 18개 언어로 생중계됐다. 우리나라는 2014년,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 대회를 유치했다.

한국 팀이 결승에 진출하면 11월 19일 밤 광화문광장에서는 월드컵 거리 응원전 때처럼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드컵 때처럼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경기 장면을 생중계해 누구나 자유롭게 응원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년 11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응원전에는 3만3000여 명이 몰렸다.

한국 팀은 지금까지 열린 12번의 월드 챔피언십에서 7번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 팀과 함께 유력한 우승 후보다. 롤드컵에서 세 차례 우승해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페이커’ 이상혁과 지난해 우승자 ‘데프트’ 김혁규, ‘쵸비’ 정지훈 등이 출전한다.

김태균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서울이 결승전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이미 세계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e스포츠는 전 세계에 서울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고, 2030 젊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을 초청해 출정식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롤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 피파 온라인 등 4개 게임 종목에 총 15명이 출전한다. 서울시는 선수 훈련 장소로 상암동 서울게임콘텐츠센터를 제공했고, 물리치료와 심리상담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