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한 지역 농협에 놓인 근조화환. /온라인 커뮤니티

2년 전 극단선택으로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 이영승 교사 사건 관련해 분노 여론이 식지 않는 모습이다. 학부모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 측은 민원 글이 쏟아지고 농협 앞에 근조화환까지 놓이자 사과문을 올렸다. 학생이 다니는 대학교에는 자퇴를 촉구하는 항의문까지 등장했다.

22일 서울의 한 지역농협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해당 지역농협 명의의 사과문이 올라와있다. 지역농협 측은 “먼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통하게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OOO농협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어 “OOO농협은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며 “임직원들이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직원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역농협에서 올린 사과문. /지역농협 홈페이지
이영승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학부모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지역농협 고객게시판에 22일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게재되어 있다. /고객게시판

현재 이 농협 홈페이지에는 고객 게시판을 비롯해 모든 기능이 막혀있는 상황이다. 이곳에는 자기 자녀가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친 일로 이영승 교사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학부모 A씨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객게시판을 중심으로 민원글이 이어진 바 있다. 이 농협 앞에는 익명의 시민이 항의 차원에서 보낸 근조화환도 배달됐다고 한다.

A씨는 현재 대기발령 및 직권 정지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네티즌은 A씨와 통화하기 위해 이 농협에 전화를 했지만 ‘휴가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B씨가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학교 앞에 등장한 항의문, /온라인 커뮤니티

A씨의 자녀로 보이는 학생 B씨의 얼굴을 찍은 사진과 현재 재학 중인 대학교 등 신상정보까지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황이며, 신상을 공개한 인스타그램 계정도 현재는 비공개 상태다.

B씨가 재학 중으로 알려진 학교 앞에는 항의의 뜻을 담은 대자보까지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의문에는 B씨를 향해 ‘학교에 먹칠하지 말고 자퇴하라’ ‘악녀의 자식’ 등 다소 강경한 발언이 쓰여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치료비 강요 여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문수 경기북부경찰청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면서, 경기도교육청 감사에서 A씨의 업무방해 혐의가 상당히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이영승 교사가 담임을 맡은 학급에서 자녀가 수업 시간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자 치료비를 요구하는 등 오랜 기간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교육청 감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를 비롯해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의혹이 제기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