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고가의 가입비를 요구하는 결혼정보회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이 ‘공공 결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조례 개정안이 발의됐다.

1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이종배 시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이 시의원은 조례 개정안 발의 취지에 대해 “결혼 적령기가 늦어져 결혼을 전제한 만남이 쉽지 않아 많은 미혼남녀들이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지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높은 가입비 및 성혼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부 결혼 정보 회사의 경우 결혼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고스펙’ 회원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반복적으로 매칭하는 등 민간 결혼 정보 회사의 성혼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이 이 시의원의 문제의식이다.

그는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의 수행 업무 중 시민의 문화 향수 증진 대상에 미혼남녀를 구체적으로 명시함으로써 서울시가 공공 결혼 정보 제공 역할을 맡고, 미혼남녀에 고액의 가입비 및 성혼비 없이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시의원은 “결혼정보업체의 미혼남녀 간 만남을 주선하는 좋은 취지는 살리되 고액의 가입비, 수수료, 아르바이트 고용 등 단점을 보완한 공공 결혼 정보 제공 역할을 서울시가 맡게 된다면, 철저한 신원확인을 통해 상대를 신뢰할 수 있고,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저출생 대책으로 청년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지원하는 ‘청년만남, 서울팅(Seoul meeTing)’ 사업을 검토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만남의 기회가 부족한 결혼 적령기의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취미와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다양한 만남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는데, 소셜미디어에서 비판 여론이 일자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 1690건이다. 직전 해 19만 2507건보다 814건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6세, 1.9세 높아졌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혼인 건수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째 감소한 것으로도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