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1주기인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유가족 등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년 전 핼러윈 참사는 지난 주말 서울의 거리에서 열린 핼러윈 축제의 모습을 바꿔 놓았다. 홍대 입구와 강남역에는 작년과 비슷한 인파가 몰린 반면, 참사가 있었던 이태원역 일대는 작년에 비해 인파가 크게 줄었다.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과 구청 직원들은 ‘우측통행’ 유도에 집중했고, 시민들은 대체로 잘 따랐다.

29일 서울시의 실시간 인구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9시 30분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는 1만4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사가 발생했던 작년 10월 29일 같은 시각(5만5600명)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한 달 평균 유동 인구보다도 적은 수로 약간 붐비는 수준”이라고 했다. 일부 이태원 상인들은 문을 닫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27~31일 휴무한다’는 안내문을 상점 앞에 붙였다.

핼러윈데이를 앞둔 10월 27일 밤 서울 홍대 거리가 인파들로 가득한 모습이다. 이날 시민들 대다수는 우측통행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련성 기자

마포구 홍대입구의 유동 인구는 8만8000명, 서초·강남구 강남역은 5만2000명, 광진구 건대입구는 3만명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늘었다. 부상이나 인명 피해 사고는 없었다. 마포구 관계자는 “홍대 입구에서 27~28일 ‘사람이 몰린다’는 밀집 신고 3건이 접수됐을 뿐”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경찰·소방은 지난 28일 서울 시내 12곳에 경찰, 구청 직원 등 2860명을 투입하고 펜스를 설치하는 등 우측통행을 유도했다. 대부분 인파는 자진해서 우측통행을 지켰고, 좌측통행을 하던 시민이 경찰의 협조 요청에 펜스 반대편으로 돌아가는 장면도 목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28일 오후 9시쯤 홍대입구역이 혼잡해지자 출입구를 입구 전용과 출구 전용으로 나눠 운영하기도 했다.

박준영 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는 “질서 유지 인력이 없이도 우측통행이 상시 지켜질 수 있도록 시민의 질서의식을 끌어올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