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수능 대박 나세요 -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6일 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휘문고 정문 앞에서 중동고 학생들이 수험생 선배들이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기원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노(no)마스크’로 치러졌다. 코로나로 자취를 감췄던 시험장 앞 수능 응원전도 곳곳에서 재개됐다.

수능 시험이 치러진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 정문 앞은 수험생을 응원하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중동고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는 선배들이 교문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경례! 정직! 필승! 선배님 수능 대박 나십시오”를 외쳤다. 오전 8시 10분쯤 입실이 끝나고 교문이 닫히자 이들은 학교 방향으로 일제히 절을 했다.

교도소에 첫 수능 시험장 -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소년수들이 수능 시험 시작을 기다리며 수험서를 읽고 있다. 교도소 안에 수능 시험장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올해도 일부 수험생은 입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경찰 순찰차 등을 타고 시험장에 도착했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8분쯤 진주시 집현면에서 한 수험생이 “버스를 놓쳐 고사장에 늦을 것 같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워 약 12㎞ 떨어진 고사장까지 이송했다. 경찰은 이날 전국 수험생들에게 214건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찰 차량 에스코트 178건, 수험표 전달 13건, 기타 23건 등이다. 수능 시험장 주변에 교통경찰과 기동대, 모범 운전자 등 1만1265명을 배치했고 순찰차와 경찰 오토바이 등 2681대를 투입해 교통을 통제했다. 오후 1시 10분부터 치러진 3교시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는 시험장 주변 소음 유발 차량을 우회시켰다.

우리 딸 수고했어 -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 남구 동아여고 고사장 앞. 시험을 마친 딸(오른쪽)이 기다리던 엄마를 만나 활짝 웃고 있다. 책가방을 받아든 엄마(왼쪽)는 딸이 안쓰럽고 대견해 왈칵 눈물이 터졌다. /김영근 기자

수능 스트레스에 투신하거나 과호흡으로 쓰러진 학생들도 있었다. 이날 오전 1시 50분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아파트 4층에서 10대 A군이 투신했다. A군은 허리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A군은 평소 수능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제천 동현동의 한 고등학교에선 1교시 국어 시험을 치른 뒤 쉬는 시간에 B군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B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오전 11시쯤 회복해 병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2교시 수학 과목 시험을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수능 전날 새벽에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강원도 설악고의 한 수험생은 입원한 병원에서 별도로 시험을 치렀다. 제주 지역의 한 고사장에선 정전이 발생해 일부 수험생이 시험장을 옮기고 2교시 시험이 7분 늦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