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음식점에서 박민식(앞줄 왼쪽) 국가보훈부 장관이 음식점 사장 박춘년(오른쪽)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자 6·25 참전 용사들이 손뼉을 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국가보훈부에서 해야 할 일을 사장님께서 직접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16일 낮 서울 성동구의 한 돼지갈비 음식점. 국가보훈부 박민식 장관이 음식점 사장 박춘년(73)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자 점심을 먹던 시민들의 박수가 터졌다. 박씨는 4년째 6·25 참전 용사들에게 돼지갈비 점심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연은 본지 보도(11월 11일 자 A29면)를 통해 알려졌고, 보훈부는 박씨에게 감사패를 만들어 줬다.

박 장관은 자리에 모인 6·25 참전 유공자와 박씨에게 “저희 아버님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하셨는데 어르신들을 보니 아버님 생각이 난다”며 “이렇게 유공자 분들에게 베풀어주시는 사장님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검은 앞치마를 둘러맨 박씨는 “대단한 일이 아닌데 이걸 받아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장관 명의의 감사장에는 “6·25 참전 유공자를 위한 가득 찬 보훈 밥상을 제공하여 모범이 되었기에 감사장을 드린다”고 적혀 있었다. 참전 유공자 이학명(93)씨는 “사장님이 손맛도 좋고 손이 크다”고 했다. 이주성(91)씨는 “사장님은 늘 우리를 친절하게 맞이해주는 고마우신 분”이라며 “직접 장관님께서 찾아와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서후원 중사의 부친인 서영석씨가 경북 의성 농장에서 재배한 사과와 마늘도 박씨에게 전달했다. 보훈부는 지난 13일 서씨 농장을 방문해 수확 봉사 활동을 하고 사과와 마늘을 샀다고 한다. 서 중사의 부모는 보훈부 측에 “훌륭하신 분께 정성 들여 기른 사과를 선물할 수 있어 뜻깊다”고 전했다.

박씨는 “참전 용사들을 대접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 여기저기서 후원하겠다는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최고로 많이 베풀지는 못해도 최선은 다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박 장관에게 “참전 유공자 어르신 50여 분을 모아 주실 수 있느냐”며 “가게에서 무료로 식사를 대접해 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