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경기 시작 전 대표팀 황의조가 애국가 연주 때 눈을 감고 팀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황의조

불법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국가대표 축구 선수 황의조(31·노리치 시티) 측의 피해자 2차 가해 논란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 성립이 가능한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황씨 측 법무법인이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법리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필요하면 (황씨 측) 변호인이든 황 선수 본인이든 2차 가해 책임이 있다면 그 부분도 폭 넓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 등 또는 그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앞서 황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은 지난달 22일 낸 입장문에서 “상대 여성(피해자)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현재 결혼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을 공개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피해자의 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으로 향후 이와 같은 범죄행위를 반복하지 말길 경고한다”고 했다.

경찰은 황씨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황씨 휴대폰 등에 대해 디지털포렌식을 거의 완료했다”면서 “황씨를 추가 조사할 필요가 있어 일정이 조율되는 대로 출석을 요구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너무 나간 얘기”라며 “일단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클린스만호에서 조커 카드로 중용되던 황씨는 대표팀에서 사실상 무기한 하차한 상태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황씨의 혐의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 대표팀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