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폐기물인 침대 매트리스가 수거되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사진. /뉴스1

80대 노모가 아들에게 받아 차곡차곡 모았던 현금 1800만원이 한순간에 사라질 뻔했다가, 어느 신임 경찰관의 눈썰미로 되찾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경찰이 된 고성주(25)씨는 비번이었던 24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의 한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찾았다. 쉬는 날을 맞아 집에 있던 책상을 내놓으러 간 것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수상한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였는데, 틈새로 꼬깃꼬깃 접힌 무언가가 보였다. 5만원권과 1만원권 지폐 여러 장이었다.

깜짝 놀란 고씨는 즉시 112에 신고했다. 금세 안산단원경찰서 원선파출소 소속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매트리스에 껴있던 지폐를 모두 꺼내기 시작했다. 한 장씩 세어본 결과 지폐 수는 총 1317장이었다. 5만원권 120장, 1만원권 1197장으로 다 합치면 무려 1797만원에 달하는 큰돈이 숨겨져 있었던 거다.

경찰은 곧장 주인 찾기에 나섰다. 매트리스에 붙어 있던 폐기물 배출 스티커 속 주소를 확인했고 아파트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 연락할 수 있었다. 매트리스의 주인은 해당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80대 A할머니였다. 그렇다면 A할머니는 거액이 숨겨진 매트리스를 왜 버려둔 것이었을까?

사연은 이랬다. A할머니는 2년여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살아왔다고 한다. 아들은 그런 노모에게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보내왔는데, A할머니는 그중 일부를 조금씩 모았다. 따로 빼둔 지폐들을 보관하는 곳이 바로 매트리스 틈새였던 것이다. 당시 A할머니 집은 리모델링 공사가 예정돼 있었는데, 타지에서 온 자녀가 이런 상황을 알지 못하고 매트리스를 내놨다.

이후 인테리어 업자가 매트리스를 분리수거장으로 옮겨 두면서 A할머니는 그간 모았던 큰돈을 잃을 뻔했다. 다행히 수상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고씨와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A할머니는 돈 모두를 찾을 수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실습 중인 신임 경찰관이 빠르게 대처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돈을 모두 되찾아 다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