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올해부터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추모 대회 ‘119메모리얼데이’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등 소방 업무 중 순직한 소방관의 헌신을 기억하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소방관 유가족을 위로하자는 취지다.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10년 동안 화재 진압 등 위험 근무 도중 순직한 소방관은 40명에 달한다.

119메모리얼데이는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지역 주민과 소방관, 유가족 등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문화 체험 행사로 치러진다. 매년 순직 소방관의 이름으로 지정된 ‘순직 소방관 명예 도로’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올해 첫 대회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소방청은 2015년부터 소방관이 순직한 현장 인근 도로에 순직 소방관의 이름을 딴 명예 도로를 지정하고 있다. 2015년 경기 평택 서해대교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한 이병곤 소방관을 기리기 위해 평택시 평택항만길 750m 구간을 ‘소방관 이병곤길‘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어 2021년 울산 상가 화재 현장에서 중화상을 입어 순직한 노명래 소방관의 이름으로 중구 시계탑거리 47m 구간을 ‘소방관 노명래길’로 지정했다.

오는 3월 4일에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360m 구간을 ‘소방영웅길’로 지정할 예정이다. 2001년 3월 4일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방화 현장에 들어갔다가 집이 무너지면서 순직한 소방관 6명의 23주기를 맞춘 것이다.

119메모리얼데이에서는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소방관이 구조 출동 시 실제로 착용하는 약 25kg 무게의 방화복과 공기 호흡 장비 등을 입어보고, 간단한 구조 활동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순직 소방관들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을 전시해 그들의 건강했던 생전 모습을 유가족과 함께 추억하는 시간도 갖는다.

소방청은 업무 중 부상이나 직업병을 얻어 입원하거나 투병하는 소방관들에 대한 치료비와 간병비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공상(公傷)을 인정받으면 정부에서 치료비와 간병비가 일부 나오지만, 하루 간병비 상한선이 6만원 선으로 책정돼 있어 개인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 때문이다. 또 기존에는 공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어깨와 척추 질환도 치료비를 받을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건의 중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순직 소방관 유가족을 위한 지원도 늘린다. 기존엔 유자녀의 학자금만 지원했지만 소방공제회 기금을 활용해 앞으로는 추가적인 교육비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국립소방병원 등 앞으로 지어질 예정인 소방 후생 시설에 유가족이 우선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소방관들의 헌신을 기억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다치거나 순직한 소방관과 그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책도 대폭 늘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