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여파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센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클린스만 감독 선임 책임론이 불거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배임 등으로 고발했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오전 서울경찰청에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정몽규 회장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서민위는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을 일방적으로 임명할 것 등을 강요해 협회 관계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계약을 떠나 무능과 직무 해태를 한 클린스만 감독과 수석코치 등의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것만이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할 때, 위약금을 비롯해 해임하지 않을 시 2년 반 동안 지불해야 할 금액, 처음 계약 후 지급한 금액도 공금임에도 피고발인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까지로, 대회 결승전까지 2년 5개월 정도 남았다.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연봉 29억원으로 계산하면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 감독을 수행함에 있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서 계약을 위반했다”며 “클린스만이 위약금을 청구한다면 국민께 의견을 물어 클린스만 감독과 수석코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민구(50) 씨를 비롯한 축구팬 4명은 이날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과 정 회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 선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연봉 기준 공개하라’,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 등 현수막을 내걸었다. 강 씨는 “우리 축구 팬들, 우리 국민들은 간곡히 요청한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능력이 없으면 사퇴하십시오. 그리고 클린스만 국가대표 감독도 즉각 경질시키십시오”라고 했다.

축구협회 임원들은 비슷한 시각 정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 거취 등 아시안컵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날 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15일 또는 16일 열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거취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