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 전경./뉴스1

서울 마포경찰서는 병 간호를 하던 재가 요양보호사를 식칼로 찌를 듯 협박한 80대 노인을 특수협박 혐의로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85)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10분쯤 서울 마포구의 자택에 상주하던 요양보호사 B(65)씨에게 폭언을 한 뒤 식칼을 이용해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즉각 가족에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B씨는 별다른 부상은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시 안방에 자고 있던 A씨를 B씨가 깨우자, A씨가 화를 내며 칼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심한 치매를 앓고 있던 중증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현재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B씨 같은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환자들로부터 상시적인 폭력의 위험에 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가요양보호사 56명 중 17명은 고객으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10명 중 3명 꼴이다.

요양보호사 측은 “재가요양보호사들에 대한 보호 제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영해 충남요양보호사협회 상임이사는 “재가요양보호사들은 폐쇄적인 공간에 대상자와 둘이 남아 있기 때문에 폭력·모욕·성희롱 등 각종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며 “보호사들을 보호할 제도적 수단도 미비하기 때문에, 대상자가 공격할 때는 대응하지 말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