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 진료거부 중단과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환자 곁으로 돌아가 국민과 함께 의료개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일 발표한 호소문을 통해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수술·처치·입원·검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각 직역 종사자가 참여하는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가 8만5000명에 달한다.

노조는 “환자 생명을 팽개치고 한날 한시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집단 진료거부”라며 “의사들은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진료과마저 내팽개쳤다. 어떤 국민이 용납할 수 있겠냐”고 했다.

이어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건 의사뿐이며 환자도 병원도 전문가들도 정부도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다”며 “의사가 없어 의사 업무를 떠넘기는 불법의료행위가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의사가 부족해 환자들은 만족스러운 치료를 받을 수 없으며, 전공의는 극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진료대란, 원정진료, 불법의료, 부실의료, 긴 대기시간 짧은 진료시간, 전공의 인력 갈아넣기, 비급여 팽창과 비싼 병원비 등이 의사부족으로 인한 K-의료의 현실”이라며 “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노조는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생색만 내거나 부실한 내용도 있고 모호하거나 우려되는 내용도 있어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며 “하지만 전면 백지화를 내건 진료거부는 해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는 명분이 없다. 환자 생명을 살려야 할 필수업무까지 내팽개친 집단 진료거부는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의사의 존재 이유는 환자와 국민이며, 환자들 곁으로 돌아가는 것은 정부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박수받는 일이다. 왜곡된 의료체계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여정에 나서기를 호소한다”고 했다.

또 의협에 대해서는 “비필수 인기진료과의 무분별한 개원 때문에 필수의료·지역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전공의들의 진료 거부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 “면허취소, 법정최고형, 압수수색 등 강압적인 태도로 의사들을 자극하면서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지 말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의사들은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며 “환자와 국민을 등지지 말고, 환자와 국민들과 함께 올바른 의료개혁 추진에 앞장서야 국민들이 응원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