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전경. 2017.9.18/뉴스1

서울시가 도심의 세운상가 일대를 공원으로 만드는 계획을 확정했다. 세운상가 가운데 삼풍상가와 호텔PJ는 서울시가 직접 사들이거나 수용하고, 나머지 상가들은 주변 지역과 함께 재개발하는 방식으로 공원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최근 열린 도시 재정비 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운 재정비 촉진 지구 재정비 촉진 계획’이 통과됐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는 낙후한 도심 지역인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해 광화문광장의 3배가 넘는 대규모 공원(13만6000㎡)을 갖춘 ‘녹지 생태 도심’으로 만들 계획이다. 낡은 공장 등이 밀집해 있는 세운상가 주변은 30~40층 고층 빌딩을 올리고, 가운데 세운상가 자리는 허물어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녹지 축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2035년 완공이 목표다.

그래픽=백형선

1967년 문을 연 국내 최초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인 세운상가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등 7개 상가로 구성돼 있다. 오세훈 시장이 2009년 이 일대에 대한 통합 개발 계획을 세웠으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보존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2021년 오 시장이 다시 시장에 취임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풍상가와 호텔PJ는 공원으로 지정, 서울시가 협의 매수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 보상 절차에 따라 협의 매수를 시도해보고, 안 되면 수용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 부지에는 1만1000㎡ 규모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공원 지하에는 1500석 규모 뮤지컬 전용 공연장도 만든다.

나머지 5개 상가는 주변 지역과 함께 재개발해 공원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현상가는 근처 재개발 구역에 포함해 개발한다. 예를 들어 인현상가 소유주들이 지분을 갖고 근처 재개발 사업에 참여해 아파트 등을 받을 수도 있다.

세운·청계·대림·진양 상가는 주변 지역 재개발 사업자에게서 상가 옆 부지를 기부채납 받은 뒤 이 부지에 상가를 신축해 이전하는 방식으로 공원화한다는 방침이다. 상가 소유주들은 신축 상가로 이전해 계속 상가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세운상가 주변에 재개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인현상가 등 세운상가와 통합 재개발하는 구역은 용도 지역을 상향 조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줘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