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주선옥씨의 생전 모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연기 연습 도중 쓰려져 뇌사 상태에 빠진 연극배우가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연극배우 주선옥(38)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18일 밝혔다.

주씨는 지난 4일 연극 연습을 하다 갑자기 쓰려져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지난 10일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렸다.

주씨의 장례가 치러진 11일은 그가 연출한 세월호 10주기 추모 공연 ‘너를 부른다’의 첫 무대가 올려지는 날이었다. 그의 동료들은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주씨에게 애도와 존경을 표하며 극을 올렸다고 한다.

주씨의 아버지는 “삶의 끝에 나눈 생명을 통해서라도 딸이 꿈꿔온 일들을 이루면 좋겠다”며 “장기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의 몸속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란다”고 기증 이유를 밝혔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주씨는 활발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주변에 늘 웃음을 주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배우로 살며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의 다양한 연극 활동을 해왔으며, 기독교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