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전 야구선수로 현재 마약류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오재원에게 두산 베어스 소속 현역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준 사실이 확인됐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모습./연합뉴스

22일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두산 베어스는 해당 선수 8명이 대리 처방을 해준 사실을 확인해 KBO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KBO에 자진 신고한 건 아니고, 두산 구단이 자체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을 조사 과정 중에 KBO에 일종의 중간 보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에게 대리 처방해준 선수 중에는 수십 차례 상습적으로 대리 처방을 받아준 경우도 있고, 일부는 부산이나 광주 등에서 대리 처방을 받기도 했다. 일부 선수는 오씨가 2021년 초부터 “수면제를 받아오라”고 시켰고, 팀의 주장이자 무서운 선배라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자체 조사해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수 중에는 대리 처방을 거절해 오씨로부터 정강이를 맞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 처방 사실을 누설하면 ‘흉기로 찌르겠다’는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KBO 측은 “선수마다 대리 처방한 정황이 제각각 다 다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떤 처분이나 입장을 검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찰이 조사하고 있는 사안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자체 조사 및 경찰 조사 결과를 일단 기다린 후에 처분이나 징계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오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오씨는 2022년 11월부터 약 1년 간 총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또 지난해 4월 지인이 사는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