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인 단톡방에 올라온 글. 해당 글을 작성한 3학년 남학생은 이후 사과문을 올리고 단톡방을 나갔다. /KBS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학생들이 ‘섹시댄스를 추자’는 요구에 반발하자, 상급 남학생이 강압적이고 여성 비하적인 표현을 쓴 사실이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한 가운데, 학교 측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미 해당 행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2일 울산 동구 소재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6월 체육대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는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팀별 경기 중 응원전을 펼치는데, 일부 3학년들이 1‧2학년 학생들에게 “응원전에서 섹시댄스를 추자”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한다. 일부 여학생이 이에 반발했고, 학생 140여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이 사안에 대한 의견이 다뤄졌다.

이 가운데 한 3학년 남학생은 “그냥 빵댕이(엉덩이) 흔들면 되지 말이 많아 계집X들이”라는 여성 비하적 단어가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 학생은 이후 해당 글을 지우고 “3학년만 있는 방인 줄 알고 그런 말을 적었다. 1‧2‧3학년 모두 있는 방인 것을 확인하고 바로 지웠다”고 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제가 보낸 불쾌한 말을 보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런 장난을 쳐서 분위기를 흐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해당 학생이 올린 사과문. /KBS

해당 학생은 공개 사과를 한 뒤 단톡방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이 학생이 또 개인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학생들에게는 따로 사과를 했다더라”라고 전했다.

학교 측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은폐‧방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조선닷컴에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23일 부장선생님들과 협의해 학생회를 통해 자제 요청을 했고, 최초 보도가 나가기 이전에 이미 응원전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주말 동안 해당 발언을 한 학생의 진술서와 학부모 의견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는 오늘 중으로 성희롱‧성폭력 교육에 대한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29일 학생생활선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위원회에서는 학교폭력 또는 성희롱, 성비하 발언에 대한 관련 규정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문제가 개선되고, 학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달라”고 당부를 덧붙였다.